편의점 빅3 '매출1조 시대' 연다

올해는 편의점 시장이 40% 이상 급팽창한다. 훼미리마트 LG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는 저마다 '매출 1조원 시대'를 기치로 걸고 대대적인 팽창전략을 마련했다. 할인점들도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리기로 했다. 특히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2위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백화점들은 고급화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편의점 올해는 편의점이 오프라인 유통의 스타로 떠오른다. 훼미리마트 LG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는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최근 1∼2년간 진행돼온 확장 경쟁이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편의점협회는 편의점들의 매출 합계가 지난해 2조6천5백억원에서 올해 3조7천5백억원으로 41.5%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지난 99년 1조원에 불과했던 편의점 시장이 4년 만에 약 4배로 커지게 된다. 편의점이 동네 구멍가게를 대체했다는 뜻이 된다.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해 5천6백35개에서 올해 7천6백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훼미리마트 LG25 세븐일레븐 등 빅3의 선두 다툼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두 주자인 훼미리마트는 올해 점포 수 2천개,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43%,점포 수는 40%나 늘어난 규모다. LG25도 올해 5백개 점포를 새로 열어 점포 수를 1천6백개로 늘리고 연간매출 1조원을 달성키로 했다. 2위권 편의점들은 올해가 생존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공세를 바짝 강화하기로 했다. 6백80개 점포를 운영 중인 미니스톱은 올해 점포 수를 50% 가량 늘려 1천점을 돌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3천1백억원이던 매출은 4천8백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바이더웨이는 올해 점포 수와 매출을 각각 57%와 72%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본격화된 편의점 확장 경쟁은 앞으로 2,3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훼미리마트 이건준 부장은 "점포당 인구 수가 일본은 2천명선인 데 비해 한국은 1만4천명이나 돼 시장 전망이 매우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할인점 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급팽창해온 할인점은 지난해 백화점을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전국 2백46개 할인점 총 매출이 70여년간 '유통지존'으로 군림해온 백화점 매출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93년 서울 창동에 국내 최초의 할인점 신세계 이마트가 들어선 지 9년 만의 일이다. 할인점들은 올해도 순항할 전망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까르푸 월마트 등 '빅5'는 올해 모두 40여개 점포를 열기로 했다. LG마트 메가마트 세이브존 등이 개설할 점포를 더하면 할인점 수는 연말께 3백개를 넘어선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올해 할인점 시장이 지난해보다 15.7% 커져 20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5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마트는 2003년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해'로 정했다. 김포공항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13개 점포를 열어 점포수를 64개로 늘리고 7조6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키로 했다. 매출 규모에서 지난해 2위로 올라선 홈플러스도 10∼13개의 점포를 열어 지난해보다 1조8천억원 증가한 4조2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반기에만 8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인 롯데마트는 상반기에는 점포를 리모델링하고 새로운 구매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할인점 시장의 급팽창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점포 수가 2백75∼3백개에 달하면 국내 할인점 시장이 포화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가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고 홈플러스가 대형 슈퍼마켓(SSM)사업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업계 재편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백화점 올해 새로 문을 열 백화점은 3개에 불과하다. 2월 중 롯데 대구역사점과 애경 수원역사점이 문을 열고 8월엔 현대 부천점이 개점한다. 다른 유통업태에 비해 성장동력이 약해 백화점은 올해 현상을 유지하는 선에 머물 전망이다. 시장이 포화점에 달한 만큼 무리하게 출점하기보다 선별적 M&A나 업체간 제휴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백화점 총 매출은 19조원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1조원 정도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또한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빅3의 시장 점유율이 75%를 넘어서 과점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7조3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롯데백화점은 올해 매출 목표를 8조2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롯데는 백화점과 지난해 인수한 미도파 동양카드 TGI프라이데이스간 시너지 제고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지난해보다 3천억원 늘어난 4조3천억원의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는 고급화를 지향해온 백화점을 기반으로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 Hmall 육성에 힘을 쏟기로 했다. 지난해 말 본점 재개발을 시작한 신세계는 올해는 지난해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백광엽·류시훈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