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CEO에게 듣는다] (1) 표문수 SK텔 사장

2003년 새해를 맞는 정보기술(IT)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세계 IT경기 전망이 썩 좋지 않고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이 임박하는 등 외부 환경이 나쁘지만 국내 IT업체들은 한국경제를 이끄는 견인차가 되겠다는 각오 아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IT업체 CEO로부터 올해 경영계획과 포부를 들어본다. ---------------------------------------------------------------------- 국내 이동통신분야 선두주자인 SK텔레콤의 올해 키워드는 '데이터 통신'이다. 데이터 통신 시장을 적극 키우고 이 분야에서도 선두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표문수 사장은 "지난해 매출에서 데이터부문 비중이 12%를 넘어서는 등 중점 사업분야가 음성에서 데이터로 전환하는 모멘텀이 형성됐다"며 "'데이터 서비스'가 올해 경영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이동전화가 통화 수단이었다면 올해부터는 개인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도구로 진화할 것"이라며 "콘텐츠 개발에 역점을 둬 고객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표 사장은 "올해 회계기준 변경으로 무선인터넷 콘텐츠 업체들의 수익이 매출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실적 증가율을 당초 예상보다 낮춰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무선인터넷 분야에선 70% 이상 매출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무선인터넷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1조8천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표 사장은 이어 "연초 요금 인하와 이동전화 가입자의 포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됐지만 데이터 분야 매출 증가와 신규사업의 집중 육성 등을 통해 10%대의 매출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증권업계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계획이 달성될 경우 올해 SK텔레콤의 매출은 9조5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표 사장은 3세대 서비스와 관련,"데이터 전송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EV-DO'서비스를 상용화해 지난해 말까지 11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며 "올해 3세대 서비스 멀티미디어 브랜드인 '준(June)'가입자를 1백50만명까지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통신업체가 통신서비스만 제공하면 절름발이 신세를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동성을 갖춘 통신서비스에 금융 방송 음악 정보 메시징서비스 등이 함께 제공돼야 훨씬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표 사장은 "유선상의 e메일이나 메시지를 모바일 환경에서 언제 어디서나 보내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동영상정보 이용도 활성화시키겠다"며 "전후방 산업의 파급효과를 최대한 키워내 IT경기 회복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역설했다. 표 사장은 해외 진출과 관련,중국에 최대 역점을 두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통신서비스 분야의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중국의 시장 규모가 엄청난데다 성장잠재력도 커 희망을 갖고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비즈니스 플랫폼 등을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중국 차이나유니콤과의 합작사 설립 등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에 대해선 "도심지역에서 방송 수신이 어렵다는 기술적 문제가 있었지만 이미 이를 해결했다"며 "올해 중반께 위성을 발사한 후 내년 중 상용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 사장은 "IT펀드에 1천9백억원을 출연하기 위해 이사회 의결을 마쳤고 장학재단에도 1천억원을 냈다"며 "이 펀드를 기반으로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집중 육성,IT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