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살리기' 긴급제언] (2) 정부지원체제 개편

정부는 지난해 바이오분야에 모두 4천5백억원을 투입했다. 국내 시장규모(지난해 1조2천억원 추정)를 감안하면 결코 적지만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투자 효율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바이오분야 정부투자가 연 50% 이상 늘고 있지만 사업화로 연결되는 사례는 별로 없다"(바이오벤처기업 J 사장)는 것이다. 바이오분야 정부 정책자금의 80% 이상은 기초 연구개발쪽에 투입된다. 그러다보니 지원자금 대부분을 대학과 연구소가 차지한다. 당장 산업화가 필요한 기업으로는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는 지난해 예산 2천59억원의 대부분을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 주도의 대규모 사업단에 지원했다. 산업자원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바이오분야 예산 7백10억원을 주로 대학과 연구소,지역센터에 지원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공동연구개발과제중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대부분 연구소나 학교가 맡으며 기업은 구색갖추기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면서 "바이오업계로 지원되는 신규 프로젝트 발굴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투자가 산업계쪽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뿐만 아니다. 그나마 산업계로 지원되는 투자도 분산되고 있다. 주로 성공여부가 불투명한 장기과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업계를 위한 단기 산업화자금조차 '나눠먹기식'으로 배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인해 정작 필요한 분야로는 돈이 흘러들어가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업체별로 1억∼2억원씩 지원해주더라도 연구개발에 실질적인 도움이 안됩니다.오히려 문닫아야 할 기업이 정부 자금으로 연명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창투사의 한 관계자는 "따라서 정부가 명확히 방향을 정해 키워야 할 분야를 고른 다음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부처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바이오 사업을 기능에 따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과기부와 산자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농림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 7개 부처가 바이오 분야 사업을 추진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중복기능을 조정 통합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과기부 산하에 7개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바이오산업기술위원회'가 설치돼 있지만 유명무실한 상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