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자) 무디스가 지적한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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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북한 핵문제와 촛불시위 등으로 인해 한국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전해왔다"는 재경부 발표는 여러모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무디스는 '한국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를 이유로 원래 올 3월로 예정됐던 국가신용도 재평가 시기를 이달 하순께로 앞당겨 실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같은 결정이 알려진 어제 서울증시는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의 대량매각으로 인해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무디스의 막강한 영향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론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의 판단이 절대적인 것은 결코 아니다.
무디스가 작년에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2단계나 낮추자 일본 등지에서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의 객관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미국내에서도 엔론사 파산사태를 계기로 이들이 기업부실을 미리 경고하지 못하고 있을 뿐아니라,때로는 도적적해이마저 의심된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형편이다.
5년전 외환위기를 전후해 우리들 자신도 이들의 일관성 없는 행태를 직접 체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의 평가여하에 따라 해외투자자들이 크게 동요하는 게 사실이고, 자칫하면 외자도입시 이른바 '코리안 프레미엄' 명목으로 엄청난 금액의 웃돈을 지불해야 하는 등 당장 우리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가 이들의 움직임에 지나치리만큼 신경을 쓰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만에 하나 이번에 부정적인 인식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할 경우, 오는 3월로 예정된 S&P 등 다른 신용평가회사들의 신용등급 조정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자칫 우리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관계당국은 이들에게 북한 핵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을 설명하고,촛불시위로 상징되는 반미감정 확산은 극히 일부에 국한된 현상임을 충분히 납득시켜야 마땅하다.
인수위를 비롯해 당선자측에서도 최근 일련의 설익은 개혁발상들이 두서없이 공개된데 대해 해명하고,'시장자율적이고 점진적인 개혁'을 통해 향후 경제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방침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촛불시위가 잦아들고 북핵 문제도 돌파구를 열어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 입장에선 해외투자자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