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편 등 책내용과 일치..盧당선자 탐독서적 '대통령의 성공조건'

요즘 정가에선 '대통령의 성공조건'(동아시아연구원, 2002년 발행)이라는 책이 화제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 책을 탐독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부터다. 게다가 노 당선자가 이 책의 저자중 한 명인 박세일 서울대 교수(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를 만나 새정부 국정운영 방향에 관해 조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노 당선자의 국정운영 및 청와대 개편 방안들중 일부가 공교롭게도 이 책의 제언내용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비서실 기능재편 언급,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의 취임 전 내정,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한 장관추천제 도입 등은 책 속 제안이 반영된 대표적 사례들. ◆ 전략기획 중심의 청와대 비서실 =박 교수 등은 이 책에서 대통령 비서실의 업무를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순수 비서업무와 전략기획 업무로 범위를 좁히라고 권고한다. 그러면서 전략기획 업무를 책임지고 전담할 '정책기획실'을 설치하되 정책기획실 책임자를 비서실장급 또는 부실장급으로 임명할 것을 제안했다. 또 정책기획실장 밑에는 전략기획 기능별로 담당수석을 두고 수석 지휘하의 보좌관은 팀제 조직형태를 갖추도록 제시했다. 이 책은 또 청와대 보좌진의 자격요건에 대해 △정치적 측근이나 선거공신의 중용을 자제하며 △순수한 학자나 순수한 관료 출신은 배제하라고 주장했다. ◆ 효율적인 인사시스템 구축 =청와대 인사기능의 전문화를 위해 청와대 비서실에 '인사수석 비서관' 신설을 제안했다. 인사수석으로 하여금 현행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과 총무비서관실에 흩어져 있는 인사 기능을 총괄케 하는 방안이다. 또 공직 후보자에 대한 배경 조사를 강화하고 이를 담당하는 민정수석 비서관은 '법무수석' 비서관으로 명칭 변경할 것을 주장했다. 정부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고위 공직자의 임기를 최소 2년 이상 보장할 것을 주문했다. ◆ '박세일 보고서' =세칭 '박세일 보고서'라고도 불리는 이 책은 Ⅰ,Ⅱ 두 권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박 교수를 비롯해 김병국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김판석 모종린(연세대) 박재완(성균관대) 염재호(고려대) 이홍규(한국정보통신대) 장훈(중앙대) 정종섭 최병선(서울대) 황성돈 교수(한국외국어대) 등 11명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