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전문기자의 '세계경제 리뷰'] '또하나의 OPEC'

지구촌에는 크고 작은 국제기구들이 2백개쯤 있다. 국가 수와 비슷하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기구들만도 수십개는 된다. UN IOC IMF OPEC OECD WTO IAEA APEC EU IEA IRC ICAO BIS…. 순서대로 우리말로 옮기면,국제연합 국제올림픽위원회 국제통화기금 석유수출국기구 경제협력개발기구 세계무역기구 국제원자력기구 아·태경제협력체 유럽연합 국제에너지기구 국제적십자 국제민간항공기구 국제결제은행…. 이 참에 상식퀴즈 하나;국제기구 중 회원국이 가장 많은 5개와 각 회원국 수는? 답은 잠시 뒤로 미루고 오늘의 얘기를 하자. 며칠전이었다. 세계 언론들이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 버린 국제뉴스가 하나 있었다. 중남미판 OPEC건으로,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라틴 OPEC'을 결성하자고 제안한 것. 중남미에는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외에 멕시코 콜롬비아 등 무시할 수 없는 산유국들이 있다. 차베스 대통령의 이 제안은 '중남미 산유국들끼리 국제석유단체를 만들어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의 OPEC,비록 성사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OPEC이 세계경제의 희비를 갈라놓는 현실에서 제2,제3의 OPEC이 등장한다는 것은 세계경제 변수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사실 세계에는 이미 OPEC의 아류가 하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들로 이뤄진 OAPEC(아랍석유수출국기구)이 그것이다. OAPEC에 이어 라틴 OPEC까지 설립되면,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지역마다 크고 작은 국제석유기구들이 잇따라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기구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내면 국제석유시장은 더 불안해진다. 이제 퀴즈의 답을 내놓을 차례다. IOC(1백99개 회원국) UN(1백91개) ICAO(1백88개) IMF(1백84개) IRC(1백78개).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