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나지 않을수 없나요" .. 외국인 노동자들, 方노동에 하소연

"꼭 방글라데시로 돌아가야 하나요. 쫓겨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6개월째 임금 한푼 받지 못했어요. 사장은 과장한테,과장은 사장한테 미루더니 결국 때리기까지 하더라고요." 16일 낮 경기 의정부시 녹양동 천주교회 지하 외국인이주노동자 상담소에는 방용석 노동부장관의 방문 소식을 전해 들은 외국인 노동자 30여명이 각종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몰려들어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불법체류자 등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현재 정부와 인수위가 추진중인 고용허가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였다. 10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왔다는 칸씨는 "3월까지 모두 강제출국시킨다는데 해결책이 없느냐"며 "한국말도 알고 일도 능숙해졌는데 우리를 우선적으로 재고용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파키스탄인 하마드씨는 "체불임금 문제 등이 일선 공장에서 너무도 심각하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네팔에서 온 러무씨는 "일하다 보면 손가락도 잘리고 다치는 일이 많은데 보상금을 받지 못해 어렵게 번 돈이 모두 치료비로 든다"고 털어놨다. 또한 태국인 돈씨는 "우리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한국에 머물며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구했다.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도 한결같이 임금체불 폭행 등 인권문제와 함께 '강제출국당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외국인상담소에서 일하는 박노희 간사는 "정부가 3월까지 체류 3년이 지난 불법체류자를 강제 출국시키고 내년 3월에는 나머지 불법체류자들도 억지로 몰아내는 등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았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고용허가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민원에 대해 방 장관은 "외국인 노동자들도 합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할수 있도록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며 "출국했던 외국인 노동자가 다시 돌아오고 싶어하면 우선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고용허가제가 도입될 경우 불법체류자를 우선 취업시켜 달라는 의견도 관계부처와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의정부=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