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세계 '자금공급처' 부상 .. 외환위기후 돈 넘쳐


아시아 지역이 서방 선진국의 "자금 공급처(Lender to West)"로 급부상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달러화표시 자금축적에 총력을 기울여온 아시아 국가들이 넘쳐나는 외화를 미국 증시는 물론 유로화 채권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0일 "해외 투자자 보유 미 재무부 증권의 절반 이상을 아시아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해말부터는 미 증시 신규유입 자금 기준으로 아시아가 유럽을 제치고 최대 외국인 투자자로 떠올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시아,여유자금 풍부=1997∼98년 외환위기를 경험한 아시아 국가들은 또 다른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미 달러화 및 달러표시 유가증권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그 결과 아시아 지역에서는 달러화가 넘쳐나게 됐으며 이 돈은 자연스레 안전한 투자처인 서방 선진국으로 집중됐다.


역내 채권시장 규모가 4백억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아시아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또다른 이유다.
현재 아시아 국가들은 해외에서 1조달러에 육박하는 자금을 운용 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현재 국가별 미 재무부증권 보유 규모를 보면 10위권내에 일본(1위·3천5백92억달러) 중국(2위·9백4억달러) 홍콩(5위·4백59억달러) 한국(7위·4백24억달러) 대만(9위·3백43억달러) 등 아시아 국가 5곳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9천5백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역내 여유자금은 여전히 풍부하다.
◆투자유치 경쟁 날로 치열해져=세계적 기업들은 아시아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현지에서 로드쇼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


포드자동차의 펀딩담당 자회사인 포드모터크레딧과 GE계열의 GE크레딧코프의 경우 정기적으로 아시아에서 투자 설명회를 열고 있다.


유럽 기업들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원하는 아시아 투자자들을 위해 유로화표시 채권에 대한 사모방식의 투자유치에 적극적이다.


때문에 로이즈TSB은행 스탠더드차터드은행 등이 발행한 하이일드본드(고수익성 채권)에 대한 아시아 투자자들의 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다.
중국은행의 추카이 국채담당 이사는 "아시아 투자자들이 'AAA'등급 최우량 국채와 회사채에 대한 투자에 머무르지 않고 이제는 하위 등급 채권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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