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생명의 문화, 종지부를 찍자"..천주교 주교회의 '생명31운동'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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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가 새로운 생명문화 정착을 위해 범국민적 운동에 나선다.
낙태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모자보건법을 비롯 사형제도 안락사 인간복제 등 반(反)생명적 제도를 없애고 인간존엄을 회복하려는 '생명 31' 운동이다.
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천주교 주교회의 사무총장 송열섭 신부(50·사진)는 '생명 31' 운동을 가톨릭교회 차원을 넘어 범국민적 생명운동 캠페인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모자보건법을 제정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31이라는 숫자는 모자보건법 제정 이후 수천만 명의 태아들이 죽어간 반생명의 문화,죽음의 문화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생명문화 형성의 원년으로 삼자는 뜻을 담고 있어요."
그는 "하루 낙태시술 4천∼5천건,평균 출산율 1.3명에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할 정도로 생명경시 풍조와 가정해체의 위기가 심각하다"면서 "이제는 사회 전반의 문화코드를 '생명'에 맞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교회의는 인간복제 사형제 자살 안락사 등 반생명 문화를 타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 및 시신 기증 등 생명돕기와 생명살림 활동을 적극 펼 예정이다.
이웃 종교와 기업인 및 의료인,사회단체와 연대해 생명운동을 전개하고 인터넷 홍보 등을 통해 젊은층의 참여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모자보건법 제정일(2월8일)에 즈음해 다음달 7일 오후 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낙태아 추모미사와 촛불행진'이 그 신호탄이다.
"3천여명이 참여할 이번 추모 미사는 김수환 추기경님이 최창무 대주교를 비롯한 사제단과 함께 집전합니다.
주교회의는 강원룡 목사,송월주 스님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 인사 31명에게 '1일 홍보대사'를 위촉할 예정인데 김 추기경께서 '1호'로 선뜻 승락했습니다.
미사 후에는 명동 거리에서 촛불행진을 벌이며 생명문화 진작을 호소할 작정입니다."
이에 앞서 불교 개신교 원불교 등 7대 종단 대표자 및 천주교 사제단은 다음달 5일 박관용 국회의장을 방문,모자보건법 개정을 요청할 예정.이어 이날 오후 2시에는 국회도서관 세미나실에서 '생명문화와 낙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지난 77년 사제가 된 송 신부는 주교회의 사무차장 시절부터 낙태 반대 등 생명운동에 앞장서 왔다.
청주교구 사목국장 때인 지난 2000년에는 모자보건법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 1백6만여명의 서명을 받아내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