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盧 대통령 당선자에게..제프리 존스 <명예회장>

제프리 존스 지난해 12월 한국은 앞으로 5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했다. 어느 나라에서나 대통령선거는 한편의 극적인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수백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민주주의 선진국인 미국에서조차도 선거과정은 그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혼전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미국인들은 2년 전 조지 W 부시 후보의 승리를 둘러싼 엄청난 혼란과 열띤 논쟁 그리고 몇주 동안 부정개표라는 의구심 속에 최후의 결과만 남겨놓은 채 선거과정의 유효성에 대한 국민들의 공개적인 이의제기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인들은 이번 대통령선거를 통한 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이루어진 민주주의 형성과정과 평화롭고 질서정연한 정권교체에 대해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수천년 역사에 비해 짧은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라는 배경을 감안할 때 이번 대통령선거는 놀랄 만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대통령의 선출은 항상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수반한다.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한국인이라면 누구나 IMF 위기라는 국가환란상태에서 당선된 김대중 대통령을 기억할 것이다. 이때는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장 암울했던 시기였고,김 대통령은 이러한 위기로부터 한국을 구해낸 효율적이고 능력 있는 지도자였다. 아주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한국인은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세계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제성과는 전세계 선진국 중 최고다. 여전히 미발달된 경제성향을 보이는 중국경제를 고려해 본다면 두 나라의 비교 자체가 공정하지 못하겠지만,한국의 작년 경제성장률은 단지 중국에만 뒤졌을 뿐이다. 불행하게도 노무현 당선자는 한국이 다시 한번 불확실성이 증대한 시기에 선출되었다. 현재 불확실성의 고조는 국내적인 경제위기의 결과라기보다는 불안한 세계경제, 북한 핵문제,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 및 미국과 북한간의 합리적인 대화단절로 인한 극한적인 대결 등의 대외 요인에 기인한 것이다. 세계경제 침체나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과 같이 대외적으로 발생하는 일은 노 당선자 권한 밖의 일일 것이다. 그러나 북한 핵문제는 새로운 대통령으로서 노 당선자가 반드시 헤쳐나가야 할 난제다. 따라서 현 상황은 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위기를 막기 위해 미국과 북한간의 대결을 합리적으로 중재하는 데 있어 그의 지도력을 발휘할 적기다. 그의 지도력은 북한 핵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위기를 막기 위해 미국과 북한간의 대결을 합리적으로 중재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북한 핵문제가 국제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저금리에다 환율은 안정되어 있고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 그러나 전세계가 점차적으로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행보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책이 곧 마련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새로 출범하는 노무현 정부의 능력을 시험하는 최우선적 과제임에 틀림 없다. 만약 북한 핵문제가 신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경제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임은 명약관화한 일이기 때문이다. 신속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국내외적인 여러 불안요소로 인해 이미 외국인 투자심리가 위축된 지금보다 훨씬 심각해질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은 리스크가 큰 한국의 이자율을 높임으로써 한국의 부채부담을 가중시킬 것이고 한국의 국가신뢰도 하락으로 인해 한국기업들의 사업확장은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주식시장 폭락도 예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노 당선자는 국정운영과 관련된 정책발표를 통해 놀랄 만한 성숙함과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국내외 기업단체들에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에 이익이 되는 정책들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확실한 언질을 주고 있다. 노 당선자에게 있어 무엇보다 최우선 정책은 긴박한 북한핵위기에 대한 처방 제시일 것이다. 이것이 노 당선자가 반드시 해야 할 올바른 일이며,이러한 최우선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우리는 다시 한번 올 한해 한국경제의 견실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