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대장증후군] 과도한 스트레스 대장운동 방해

직장인 김모씨(35.남)는 회의를 할 때나 윗사람이 부를 때면 갑자기 아랫배가 살살 아파온다. 어떤 날은 속이 더부룩한 증상에 복통까지 발생하고 하루에도 몇차례씩 설사로 화장실을 들락거리기도 한다. 해마다 인사이동 때가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그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란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소화기내과를 찾는 사람 가운데 20~30%가 "과민성 대장증후군" 판정을 받는다.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이 가장 많다. 수험생이나 결혼기를 앞둔 젊은 여성의 상당수도 이같은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 ------------------------------------------------------------------- ◆원인=과민성대장증후군(irritable colon syndrome)이란 병명은 미국 남북전쟁 때 처음으로 생겼다. 격렬한 전투를 앞둔 병사들이 복통이나 설사와 변비를 호소해댔다. 특히 특별한 이상 없이 전투를 앞두고 정신적으로 긴장한 상태에서 주로 발생했다. 이 병은 증후군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스트레스나 과도한 긴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뇌와 장은 장 근육의 자동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 섬유에 의해 연결돼있다. 스트레스는 장근육 수축의 이상을 초래한다. 장의 바깥층을 형성하는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세거나 약하게 움직여 음식물의 이동을 방해하면서 통증이 나타난다. 궤양성 대장염,만성 대장염 등 대장질환처럼 대장에 실제로 염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증상=대표적인 증상은 복통이다. 주로 배꼽 주위나 아랫배가 살살 꼬이는 것 같이 아프고 이런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난다. 환자마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는 천차만별이다. 복통은 설사나 변비와 동시에 시작되며 배변후에는 감쪽같이 없어지거나 완화되는 게 특징이다. 변비가 생기면서 가스가 차 배가 터질 것 같은 팽만감을 느끼면서 복통이 시작되거나 배가 살살 꼬이면서 아프고 설사가 뒤따르기도 한다. 대변이 단단해져 보기 힘든 경우도 있고 연필처럼 가늘 때도 있다. 배변 후에도 변이 남아있는 듯한 잔변감도 흔히 나타난다. 복통이 시작되면 대부분 변의를 느끼고 변을 참는 것이 매우 힘들다. 주로 깨어있는 동안 통증이 나타난다. ◆치료=대장에 실제로 염증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정신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뚜렷한 완치법은 없다. 따라서 치료에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이 사용된다. 이 증후군이 크론씨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등 심각한 대장질환이나 대장암 등으로 이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병이 생명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감소되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치료는 약물 투여보다는 식이습관 개선이 우선적으로 추천된다. 고섬유질,저지방식이 필요하다. 섬유소가 풍부한 야채 등을 많이 섭취하면 복통이 감소하거나 사라진다. 대변이 장을 쉽게 통과하며 장내의 불필요한 수분을 흡수해 설사를 예방한다. 섬유소 섭취만으로 복통이나 더부룩함이 호전되지 않을 때에는 장의 근육에 작용하는 약물을 투여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증후군의 주요 원인이므로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 요인을 줄여야 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