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인터넷 대란 경보체제를..吳京洙 <시큐아이닷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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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불명의 컴퓨터 웜 바이러스가 국가 기간통신망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믿기 어려운 일이 발생했다.
웜 바이러스 하나가 국가 기간망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향후 훨씬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프라는 날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지만 보안 시스템은 아직 충분치 않다.
게다가 웜 바이러스나 해킹 기술은 더욱 지능화되고 있다.
인터넷망 마비가 토요일 일어났기에 망정이지 평일 업무시간대에 이같은 일이 벌어졌으면 그 피해는 엄청났을 것이다.
이제 정보보안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인터넷 강국"이란 자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인한 만만치 않은 역기능도 경험하고 있다.
우선 해킹 경유지라는 국제 사회에서의 오명이 대표적인 예다.
또 스팸메일로 인해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 뿐만 아니라 해외 사용자들에까지 불편을 주고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음란물로 인한 폐해도 여러차례 사회문제가 됐다.
이같은 인터넷의 역기능을 국가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당장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태를 조기에 파악하고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조기경보 체제가 마련돼야 한다.
마치 민방위 상황실처럼 국가 차원에서 정보보호 상황실을 상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해 민간 인터넷서비스업체(ISP)들이 시시각각 포착되는 정보를 공유하면 사태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일부 민간기업에서는 이미 최고보안책임자를 두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CSO제도를 운영해서 체계적으로 국가 기간통신망을 관리하고 바이러스나 해킹 피해를 막아야 한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인식 전환도 요구된다.
국민들이 갖고 있는 각종 콘텐츠나 e메일 등은 모두 소중한 정보자산이다.
이런 중요한 정보자산을 내가 스스로 지켜내겠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웜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PC는 피해자인 동시에 다른 컴퓨터에 악영향을 끼치는 가해자가 됐다.
자기복제가 가능해 순식간에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는 웜의 특징 때문이다.
때문에 자신의 정보를 지키는 것 만큼 다른 사람의 정보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라도 보안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시큐리티(보안) 문화운동"을 제안한다.
개인의 소중한 정보자산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정보보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돼야 한다.
네트워크로 컴퓨터가 연결돼있기 때문에 바이러스나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자신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몇몇 개인이나 회사의 잘못이 국가 전체의 통신망 장애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개인과 기업 등이 준수해야 할 "시큐리티 에티켓"을 보급하고 기업에서는 정기적인 보안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도 기간시설에 대한 보안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사고 예방 활동을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
이같은 "시큐리티 에티켓"이 확산되면 나의 정보가 상대방에게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으며 타인의 정보도 쉽게 받아볼 수 있다.
에티켓을 지키면 정보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된다.
결국 보안은 정보 공유와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의 근본적인 촉매다.
이같은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는 곧바로 우리 사회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될 수 있다.
보안이 정보를 지키는 차원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확충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웜 바이러스의 유포와 이로 인한 국가 기간망 마비라는 시각으로만 볼 수 없다.
향후 언제든지 대규모 사이버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사건으로 봐야 한다.
더이상 보안이 개인이나 각 기업 차원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된다.
국가의 경쟁력과 안보와 직결될 뿐만 아니라 향후에는 생존과 직결된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보인프라에 대한 침해사고를 막기 위해 체계적인 대응체계를 갖춰나가야 인터넷 선진국에 걸맞은 정보보호 선진국,정보보호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ceo@sec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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