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혁명시대] '게임음악 작곡가' .. 전문인력 극소수...'몸값'높아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염승찬씨(26).평소 게임을 즐겼던 그는 지난해 8월 대학졸업후 진로를 두고 고민하다 게임회사인 액토즈소프트에 입사했다. 게임음악 작곡가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포부에서다. 염씨는 "아직까지는 게임음악전문 작곡가가 많지 않은 것 같아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며 "조만간 게임음악이 영화의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처럼 게임의 흥행을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음악작곡가(GMC.Game Music Composer)가 젊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장대한 스케일의 온라인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게임 음악의 비중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게임음악은 과거 "뿅뿅" 사운드 차원에서 벗어나 웬만한 오케스트라에 버금가는 수준을 자랑한다. 게임음악회가 열리는 등 새로운 문화장르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제작시 외부제작에 맡겼던 게임음악의 직접 제작에 나서는 게임개발사가 늘고 있으며 게임음악 작곡에 도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소프트맥스 넥슨 액토즈소프트 등은 비교적 일찌감치 게임음악 작곡에 눈을 돌린 게임개발사들이다. 소프트맥스는 회사내에 게임음악실을 두고 전문 게임음악 작곡가 양성에 공을 들여온 덕분에 현재 박진배씨를 포함 3명의 전문 작곡가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97년 출시된 PC게임 "창세기전2"과 최신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등의 게임음악이 이들 손에 의해 탄생했다. 게임개발사인 넥슨은 황주은씨가 "바람의 나라"의 BGM(백그라운드음악)을 자체 제작해오고 있다. 황씨는 "어둠의 전설" "서풍의 광시곡"등 PC게임과 온라인게임의 효과음 제작 경험을 살려 전문음악가로 변신했다. 그는 "게임음악을 외주에 맡길 경우 음악의 전문성은 살릴수 있을지 모르지만 게임 전체 기획방향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적절한 조화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아 직접 제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게임음악 작곡은 맹아기나 다름없다. 일찌감치 게임강국대열에 올라선 일본이나 미국이 상당수의 게임음악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전문가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의 배경음악 제작에 미국 영화음악제작사 조이뉴먼과 오케스트라가 참여했으며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도 "미르의 전설3"의 게임음악을 외주제작사에 맡겼다. 하지만 이같은 여건이 젊은이들의 도전을 자극하기도 한다. 전문인력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업계에서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도 많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게임시장은 비디오게임이 주류인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게임 스토리와 음악의 조화를 강조하는 온라인게임이 강세라는 점도 전문 게임음악가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의 게임음악을 제작하고 있는 박진배씨는 "게임음악가는 음악과 게임 두 장르를 모두 알아야하는 까닭에 국내에서 전문가가 열손가락안에 꼽힐 정도"라며 "게임과 음악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라면 한번 도전해볼 만한 분야"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