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게 경제교육을] 제2부 : (2) 'LA 존 버로스 중학교'

로스앤젤레스 하이랜드의 존 버로스 중학교 1학년. 교과과정에 경제과목은 없지만 학생들은 분명 '경제'를 배운다. 린다 모리스 선생님은 월스트리트 저널이나 LA타임스 경제섹션을 수학 교재로 사용한다. 아이들은 증시 리포트를 읽으면서 '수'의 개념과 함께 금융시장 개념을 더불어 배운다. 학기말에는 '선생님을 이겨라'라는 모의투자 게임도 연다. 3주동안 모의 주식거래를 하며 투자를 체험해 보는 것. 학생들은 컴퓨터로 하루하루 실적을 정산한다. "증시교육은 수학적인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금융시장의 메커니즘이 수학과 깊은 연관이 있으니까요. 아이들이 주식이 무엇인지, 금융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제 전반에 대한 감각도 빨리 익히더군요."(린다) 로스앤젤레스 사우스 준 스트리트의 '서드스트리트 초등학교'에도 '경제'라는 과목은 없다. 경제는 물론 모든 교육이 대부분 '읽기과목'을 통해 이뤄진다. 예컨대 4학년 '언어기술' 교과서에 실린 '베이비 푸드의 탄생'이라는 장의 목표는 '돈의 이해'다. 내용은 세계적인 이유식 기업 거버 푸드의 출발과 성장. 버클리대 영문학 석사 출신인 앤 킴 선생님이 나눠주는 부교재는 방금 교과서에서 읽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써보낸 가상의 사업제안서다. '9반 주식회사 앤 킴 사장앞'으로 되어 있는 이 편지에는 서부로 기차여행을 가는 동안 몹시 지루했다며 음식과 엔터테인먼트가 있는 식당차를 운영해 보자는 내용이 적혀 있다. 칠판에는 '수요.공급곡선'이 그려져 있지만 공식을 외우는 학생은 없다. 아이들은 토론하고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수요와 공급의 개념은 물론 마케팅과 판매.가격정책도 배운다. 수지 오 교장은 "경제를 포함한 다양한 지식을 종합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통해 체득시킨다"고 말한다. 동강낸 '별동대 경제'가 아닌,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통합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조금씩 시장경제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