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펀드 수급악화 부채질 .. 선물저평가땐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

종합주가지수를 쫓아가도록 설계된 1조8천억원 규모의 인덱스(Index)펀드가 증시 수급을 악화시키는 복병으로 등장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들은 이날 여러 종목(현물 바스켓)을 한꺼번에 매매하는 프로그램매매를 통해 1천7백2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주가지수선물과 연계된 매도차익거래 순매도는 6백58억원이었으며 나머지 1천62억원어치는 비(非)차익 프로그램매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비차익 프로그램매도는 인덱스펀드에서 나온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신성수 피데스투자자문 이사는 "주가지수선물이 현물시세(코스피200지수)에 비해 과도하게 저평가되자 인덱스펀드들이 잇따라 현물주식을 프로그램매매 방식으로 처분하고 그 대신 주가지수선물을 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덱스펀드는 이런 매매를 통해 선물이 저평가된 만큼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의 선물 '팔자'로 인해 선물시세가 급락,현물과의 가격차이(시장 베이시스)가 마이너스 1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등 선물가격이 현물에 비해 큰폭의 저평가 상태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선물 저평가 현상이 오래갈 경우 인덱스펀드의 현물주식 매도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정두 삼성투신 펀드매니저는 "투신사 인덱스펀드의 설정액이 1조8천억원에 이르는 만큼 향후 증시수급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베이시스가 마이너스 0.3∼0.4포인트에 이르면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세가 발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