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머릿수보다 머리속..金暎世 <이노디자인 대표>

지난해 여름 월드컵축구대회를 통해서 우리들은 매체에서나 접하던 호나우두(브라질) 지단(프랑스) 베컴(영국) 등 세계 각국의 스타 플레이어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가장 커다란 변화는,예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한국인 스타플레이어'들을 볼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최근 많은 변화의 조짐이 보이긴 하지만,한국은 아직까지도 '인재중심의 사회'로 변화하지 못한 나라다. 때문에 몇몇의 한국 젊은이들이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르는 장면을 보면서 한국인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월드컵을 통해서 세계 무대에 노출된 한국의 축구 귀재들은 수백만달러의 연봉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의 미래에 더없이 큰 힘이 돼줄 것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가 인재중심의 사회로 전환하고 있다는 과정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명이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스포츠뿐 아니라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기업의 종업원 숫자가 많을수록 커다란 기업,그리고 수익이 많은 기업으로 가정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 기업에 어떠한 '인재'들이 있느냐 또는 없느냐에 따라 기업의 승패가 좌우되는 시기가 온 것이다. 최근 세계 무대에 잇따라 등장하는 한국인 스타 플레이어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비록 그들이 대체로 스포츠에 관련된 인재들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플레이어들도 박세리 김미현 등 프로골프 스타들과,월드컵을 통해 대거 발굴된 김남일 안정환 박지성 등의 축구스타들,그리고 이미 미국 프로야구의 메이저 리거로서 명성을 높이고 있는 박찬호 김병현 등 몇년 사이에 10여명에 이르도록 크게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들은 한국인들이 잠재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개인기 위주로 성장할 수 있는 스포츠 분야에서 한국인들의 능력을 인정받았지만,머지않아 대기업과 같은 커다란 조직 속에서도 또는 스포츠 이외의 또다른 전문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한국인 스타플레이어들이 대거 탄생할 것을 기대해본다. 이미 세계 초일류기업그룹으로 꼽히고 있는 삼성전자 포항제철 현대기아자동차 등 한국 대기업들의 몇몇 CEO들도 각 전문분야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의 스타 플레이어도 곧 속속 등장하리라고 본다. 이제 한국이 명실공히 선진국의 대열에 끼어들기 위해서는 개인들의 뛰어난 잠재력을 포착해 각 분야에서 진정한 '인재중심'경영을 시작해야 한다. 특히 기업경영에 있어 가장 전문화가 돼 있어야 하는 첨단기술분야 마케팅분야 디자인분야 등에서 한국 기업들이 세계 초일류 기업들과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재 중심의 사회로 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제 더 이상 '머릿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한국 경제의 지난 수십년 간 고통을 통한 양적 성장은 이제 거대한 이웃나라인 중국의 추격에 위협 받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한국의 기술력은 중국에 앞으로 불과 3년에서 6년 사이에 추월당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 이러한 위기를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거대한 중국과 한국이 단체전을 벌인다면 그 승패는 불보듯 뻔하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는 뛰어난 개인의 역량에 기대를 걸고,기업과 사회와 국가가 함께 힘을 모아 그들을 적극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특출한 역량 속에서 고부가가치를 찾아낼 줄 아는 '인재경영'으로 기업 문화와 사회의 분위기를 전환해야 한다. 인간중심의 시대인 21세기에는 국민 모두의 이익을 목표로 국가경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국민 모두를 위한 인간중심의 안정되고 편안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 분야 인재들의 뛰어난 능력을 통해서 이 세상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머릿수'보다는 '머릿속'이 중요한 시대에 우리들은 살고 있다. yskim@innodesi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