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對이라크 무력사용 불사"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행한 국정연설에서 "오늘날 미국과 세계가 당면한 가장 중대한 위험은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무법정권들(outlaw regimes)"이라고 경고했다.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가 대표적인 예다. 후세인이 그간 이라크 국민들을 어떻게 억압했느냐만 봐도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알 카에다를 비롯한 각종 테러조직들과의 지속적인 연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후세인 정권의 본질을 말해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이 제출한 대이라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이라크에 평화적인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라크는 무장해제 대신에 공허한 주장과 제스처로 대응해왔다. 사실 후세인 정권은 유엔의 무기사찰이 시작되기 전까지 대량살상무기를 은폐할 만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사찰이 예상되는 모든 장소에서 대량살상무기 개발의 증거를 인멸했다. 또한 그들은 무기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에게 철저한 함구령을 내렸다. 과학자들과의 인터뷰는 이라크 정부관리들이 있을 때에만 허용됐다. 유엔의 결의안은 두 가지 핵심 사찰조건을 제시했다. 이라크가 보유한 무기의 철저하고 정확한 공개와 무기사찰단에 대한 무조건적이고 적극적인 협력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라크는 두 가지 조건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1주일 전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라크는 유엔의 무장해제 요구를 진실되게 수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블릭스 단장은 "이라크는 6천5백만? 가량의 화학폭탄과 1천톤 가량의 화학물질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찰단은 또 사찰활동이 이라크 정부에 의해 상당 부분 제약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예를 들어 사찰단이 가는 곳에는 항상 이라크 정부관리들이 따라 붙었으며 사찰활동에 필수장비인 U-2정찰기 사용도 허용되지 않았다. 나는 (5일) 유엔안보리에서 이라크의 보다 많은 속임수들을 공개할 것이다. 우리는 후세인 정권이 숨기고 있는 대량 살상무기 개발의 확실한 증거들을 제시할 것이다. 이라크는 '공개(disclosure)'와 '협력(cooperation)'이라는 유엔결의안의 두 가지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여러 우방국들과 다음 단계의 조치에 관한 폭넓은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이라크 문제 해결책을 둘러싸고 미국과 전통적인 우방국들 사이에는 그간 많은 마찰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은 우방국들과의 차이를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라크 사태가 불거진 초기부터 명료했다. 부시 대통령은 유엔에서 이라크 사태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이라크가 유엔에 협력하고 무장 해제를 진행한다면 사태의 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후세인은 그의 나라를 다른 길로 이끌어 가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의 평화적 무장해제를 추구해 왔다. 그러나 만약 전쟁만이 이라크로부터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 우리는 전쟁을 굳이 회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리=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 ◇이 글은 월스트리트저널 2월3일자에 실린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기고문 'We Will Not Shrink From War'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