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게 경제교육을] 제2부 : (7) '뉴욕 FRB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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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은행이라고 통화정책만 주무르는 곳이라고 생각해선 곤란합니다. 장래 미국경제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된 경제지식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연방은행의 중요한 임무죠."
뉴욕 연방준비은행(FRB)에서 청소년 경제교육을 총괄하고 있는 스티븐 마린 부총재보는 연방은행이 실시하는 경제교육법을 세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일년에 두번씩 모든 연방은행 직원들은 일일 교사로 변신한다.
직원들은 각급 학교를 찾아가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특강을 한다.
선생님을 교육시키는 것도 연방준비은행의 몫.
연방은행은 매년 여름방학, 한 주일간 '선생님을 위한 경제워크숍'을 연다.
여기선 경제 및 금융시장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가 토론에 부쳐진다.
"선생님의 경제지식을 늘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교육법"이란게 마린 부총재보의 얘기다.
마린씨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각종 경연대회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매년 '페드 챌린지(The FED Challenge)'라는 경제토론회를 개최하죠. 각 고등학교에서 5명씩 한 팀을 이뤄 참가하고 특정 주제에 대해 15분간 발표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지난해 토론주제는 '당신이 앨런 그린스펀(FRB 의장)이라면 디플레이션에 빠진 미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엇을 하겠느냐'는 것이었죠. 경제전문가를 뺨칠 정도의 훌륭한 답변들이 쏟아졌습니다."
지난해 페드 챌린지에는 총 1백10팀이 참가, 열띤 경쟁을 벌였다.
페드 챌린지는 심사위원수만도 90명에 이른다.
그만큼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청소년경제토론대회로 자리잡은 것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은 청소년 경제교육을 위한 다양한 교재를 개발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연방준비은행의 자료실에는 어림잡아 40여 가지에 이르는 각종 경제교육 교재들이 전시돼 있다.
초등학생을 위한 금융교재인 'It's all about money(돈에 관한 모든 것)'를 비롯한 모든 교재는 연방준비은행이 직접 발간한 책자들이다.
"일각에서는 굳이 연방은행까지 청소년 경제교육에 나설 필요가 있느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금융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도 없다고 상상해 보십시요. 이는 미국의 금융산업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입니다."
뉴욕=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