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게 경제교육을] 제2부.끝 : (10) 經商寶典서 商道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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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北京)의 공립 중.고등학교인 '55중(五五中)' 2학년 학생인 왕샤오쥔(王小軍)군.
그는 매주 금요일 '특별한 책'을 갖고 등교한다.
'경상보전(經商寶典)'이 그 것.
춘추전국시대 월(越)나라 재상이었던 범려의 재부어록(財富語錄)을 읽기 쉽게 풀이한 책이다.
'상인은 상품 값을 내리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더 많이 팔고 싶어서다. 그러나 이 유혹을 이기지 못하면 그는 반드시 스스로 본전을 까먹는 출혈 판매에 직면하게 된다(貨物輕出, 血本必虧)."
왕샤오쥔 군이 최근 배운 문구다.
55중에 경상보전을 가르치는 과목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매주 금요일에 있는 정치경제 과목 시간에 이 책을 갖고 수업을 한다.
정치경제 과목은 원래 마르크스이론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등 사회주의 정치경제이론을 가르치는 학과.
그러나 이 학교 정치경제 선생님은 경상보전으로 수업을 한다.
"사회주의 이론은 학기 초 간단하게 배우고 나머지는 경상보전을 공부합니다. 중국의 전통적인 '상도(商道)'를 배우게 됩니다. 이 책에는 정정당당하게 돈을 버는 방법이 나와 있지요."
왕 군은 경상보전 수업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55중 경상보전 수업은 중국 교육계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교육의 딜레마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중국 교육계는 공산주의 경제이론 중심이었던 기존 교육방법으로는 시장경제 원리를 가르치기 어렵다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이 학교는 전통 경제교육을 선택한 것이다.
베이징 시내 쭤자좡(左家莊)중학의 고등학교 과정 정치경제 과목 교과서는 신문이다.
기본적인 이론 교육과 함께 경제 기사를 읽고 해석하는 수업이 추가된다.
이를 통해 기업활동 소비 유통 등 실물경제를 배운다.
"신문을 통해 경제 돌아가는 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시장경제 관련 지식을 전달하지요. 한 학기에 10여편의 신문 칼럼을 읽고 있습니다. 신문이 경제교육 선생님인 셈입니다."
이 학교 자오(趙) 선생님의 말이다.
학생들이 딱딱한 정치경제 과목 시간을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베이징 주재 대기업 상사원인 K씨.
자녀를 중국 일반 학교에 입학시킨 그는 중국 학생들의 경제의식이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더 뛰어난 것 같다고 말한다.
K씨는 "중국 학생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중국 특유의 '돈 감각'을 배운다"며 "시장경제가 보편화되면서 그들의 경제의식이 왕성하게 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