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마케팅] 홈쇼핑 : 알짜 고객에겐 '특급 서비스'

무턱대고 고객 수를 늘리기보다 구매력 높은 "알짜 고객"을 잡으려고 애쓰는 점에서는 TV홈쇼핑 업체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은 요즘 VIP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홈쇼핑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작년말부터 신규 고객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우수 고객들의 일인당 구매금액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VIP 고객을 위한 별도 카탈로그를 제작,배송하는가 하면 우수 고객 전담 배송팀을 두고 상세한 설명과 함께 제품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VIP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또 고객 취향이 전반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PB(자사상표) 상품을 개발할 때도 유명 디자이너와 제휴하는 등 상품 고급화에 힘쓰고 있다. LG홈쇼핑= 구매 금액과 빈도에 따라 VIP 고객을 분류,특별한 혜택을 주고 있다. 6개월 이내에 1백만원 어치 이상을 사면서 구매 횟수도 6번을 넘기면 일단 VIP 고객이 된다. 여기에 구입상품과 구매성향을 종합해 "스페셜 VIP"를 추려내는데 이들은 현재 1만명에 이른다. 비율로는 전체 고객의 0.3%에 불과하다. LG홈쇼핑 관계자는 "현재 상위 고객의 30%가 총 매출의 약 70%를 차지해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얘기하는 "20 대 80 법칙"(20%의 고객이 80%의 매출을 올려준다는 얘기)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0.3%의 스페셜 VIP 고객은 총 매출의 3~5%를 차지해 매출 기여도가 매우 높다. 우수 고객에겐 각종 할인쿠폰과 초특가 세일 카탈로그가 배달된다. 전용 카탈로그 "VIP 라운지"도 연간 2차례 정도 발송한다. 김상범 LG홈쇼핑 CRM팀 대리는 "최근 우수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세일과 쿠폰.경품 제공 등 할인 혜택을 넘어서 기본 서비스를 보다 고급스럽게 제공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기념일 등 각종 기념일에 꽃다발과 케이크를 선물하고 VIP배송전담반을 운영하며 콜센터에는 전담상담원을 둔다. 배송 서비스도 차별화한다. 여성 택배 도우미를 둬 보다 세심하게 물건을 전하고 배송을 마친 뒤엔 확인 전화("해피콜")를 해준다. 일반 택배 차량이 하루 약 80개소에 배송하는 반면 VIP 전용 차량의 경우 절반밖에 방문하지 않는다. 배송에는 경력이 많은 우수 요원이 투입된다. 의류의 경우 포장박스에 넣어 배송하지 않고 차량 안에 옷걸이를 설치해 구김이 가지 않게 신경쓴다. CJ홈쇼핑= CJ홈쇼핑은 이달(2월)에 VIP 고객을 위한 전용 잡지 "디어(Dear)"를 발간했다. 신상품 정보 뿐 아니라 여행 유행 식도락 등 다양한 소비문화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월간지다. 호텔 백화점 등에서만 발간하던 고급 VIP 전용 잡지를 채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 회사에서 VIP 고객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CJ홈쇼핑 전체 고객 가운데 약 20%의 우수고객이 올려주는 매출은 72%에 달한다. 이 비율은 2000년 65%에서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회사측은 우수 고객을 위한 별도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이를 위해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을 분석해 3~6개월 단위로 우수고객을 선정하고 이들이 자사에 더욱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우수 고객들은 상품 주문부터 배송,애프터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는다. 이들에게는 전담 상담원과 연결되는 전용 전화번호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우수고객은 상품 구입과 불편사항 해결 과정에서 전용 서비스를 받는다. 특별할인과 신상품 등에 대한 소개도 가장 먼저 받게 된다. 마케팅팀 관계자는 "CRM 시스템에 입력돼 있는 고객 취향에 따라 해당 고객이 좋아할 제품이 방영될 때면 휴대폰 문자 메시지 또는 이메일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정보도 알려준다"고 소개했다. 또 CJ몰에 VIP 고객을 위한 전용 게시판을 만들어놓고 고객이 원하는 명품을 신청하면 적극적으로 해당 제품을 조달해주고 있다. 현대홈쇼핑= 2002년 고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상위 20%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73%를 올려줬다는 결론을 얻었다. 상위 20% 고객의 주문건수는 평균 6.8건으로 하위 20%(1.2건)의 6배,일인당 구입액수는 평균 1백31만원으로 20배 이상이나 됐다. 상위 10%의 구입액수는 하위 10%의 45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현대홈쇼핑은 VIP 고객을 위한 전용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현재 "클럽 H"(가칭)라는 이름으로 주문 배송부터 불만처리까지 전 과정을 세심하게 처리하기 위해 전담 요원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우수고객들을 초청,전북 고창 선운사로 무료 열차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명절에는 전통 떡을 선물했다. 인터넷쇼핑몰 Hmall은 올해 우수고객들만을 위한 할인쿠폰과 사은품을 제공하는데 총 35억원을 지출키로 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