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당선자 전경련 강연] "개혁방향 우려 풀렸다"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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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14일 열린 '전경련 최고경영자 신년포럼'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특별강연을 지켜본 기업인들은 일단 '환영'과 함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우려감을 나타냈던 기업인들은 이날 궁금한 부분들에 대한 노 당선자의 진솔한 답변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길승 전경련 회장은 노 당선자를 배웅한 직후 기자와 만나 "노 당선자께서 좋은 자리를 마련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면서 "솔직한 태도를 보였고 기대 이상이며 1백20% 만족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지난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만나뵈었을 때의 인상과 똑같다"면서 "논리적인 분이어서 앞으로 대화가 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 당선자의 재벌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좋게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도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들과 토론회를 가지려고 했는데 내가 먼저 건의드리기 전에 노 당선자가 조속히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며 크게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도 말은 아꼈지만 "속이 다 시원하다"면서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실 이날 노 당선자도 기업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재벌개혁 3대 과제로 꼽히고 있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만 해도 불과 얼마 전인 이달 초에는 "정면돌파하겠다"는 표현까지 동원했으나 이날은 달랐다.
노 당선자는 "분식회계 허위공시 주가조작 등의 명백한 불법행위가 아직 남아 있다"며 "얼마 전 국내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집단소송제 도입에 찬성했다는 점은 반추해볼 만하다"는 표현으로 완화했다.
대통령 주재 민·관 합동 '국민소득 2만달러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자는 전경련의 건의에 대해서도 노 당선자는 "결심이 서 있더라도 즉답하면 너무 즉흥적이라는 인상을 받는다"면서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해 참석한 기업인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를 위한 정책방안에 대해서도 노 당선자는 실제로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그의 구상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의 경제특구법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는 다시 한번 검토해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또 "국내에 투자하려는 외국기업인이 있으면 언제든지 만나려고 하고 있다"고 했으며 "노동자는 내가 설득한다"면서 노동자에 대한 자신의 원칙도 다시 한번 천명했다.
그는 "나도 법과 원칙을 지키지만 충분히 대화하고 설득해 풀어야 하며 그래도 안될 때 마지막에 가서 법으로 손대야 한다"며 "설득과 법이라는 도구를 항상 적절히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