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프로 이야기] 최광수 프로 .. 난 가꾸며 인내심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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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승부근성으로 '그린 위의 독사'로 불리는 최광수 프로(43).
그에게 2003년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최프로는 올해부터 골프와 관련된 모든 것을 바꿨다.
소속골프장을 레이크힐스CC로 옮긴데 이어 메인스폰서(KTRD)를 비롯 골프클럽(포르쉐),의류(MU스포츠),신발(팩터스) 등을 모두 교체했다.
이 때문에 올해 그의 각오는 예사롭지 않다.
앞으로의 골프 인생이 이번 시즌 성적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 프로는 전규정·김용재 등 평소 가까이 지내는 프로들과 뉴질랜드로 전지훈련을 떠나며 "올 시즌에는 좀 더 공격적인 골프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공격적인 플레이는 철두철미 '준비된' 사람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단지 한 라운드의 스코어에 연연하기보다는 기본이 튼튼한 스윙을 만드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골프가 발전할 수 있다"면서 "매니지먼트에 급급한 소극적인 플레이보다는 필드에서 원하는 샷을 자신있게 하다보면 정확한 문제점을 찾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프로 자신도 평소에 어려운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가면서 실전과 똑같이 연습한다.
그 예로 벙커샷이 안되면 일부러 볼이 벙커에 들어가도록 샷을 한 뒤 탈출연습을 한다.
그러나 벙커 안에서 여러 개의 볼을 놓아두고 잇달아 치지는 않는다.
실제 상황에서는 똑같은 스윙을 반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 프로는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아침과 저녁,하루 두번씩 약 30분간 유연성 강화 운동을 한다.
아마추어들도 필드에 나가기 전 20분 정도만 충분히 스트레칭하면 연습볼을 한 박스 친 것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 파워 있는 스윙을 하기 위해서는 야구방망이 끝 부분에 타이어를 감아 휘둘러 볼 것을 권했다.
골프스윙은 헤드의 무게를 느껴야 하기에 평소 끝이 무거운 배트를 사용하다 보면 힘과 무게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프로의 취미는 난(蘭) 가꾸기다.
그의 난초 사랑은 집 안에 별도의 난실을 차리고 3백여분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극진하다.
이번 전지훈련을 포함,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애지중지하는 난들을 전문 화원에 위탁해 관리한다.
그에게 난 가꾸기는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5년 전 난을 가꾸기 시작한 최 프로는 그 이후 지금까지 3년간 상금왕을 차지했다.
모두가 난 기르기 덕택이란다.
"난을 기르다 보면 기다리는 마음을 배웁니다.영하의 눈밭에 파란 잎을 내놓고 있는 난의 모습에서 불굴의 정신을 배우고 새로운 싹이 날 때를 기다리며 인내를 익힙니다.난 덕분에 타고난 급한 성격을 많이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그가 골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인드 컨트롤'을 난을 통해 터득했다는 말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