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전문기자의 '유통 나들목'] 현대백화점의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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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그룹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1월초 정지선 총괄 부회장(32) 중심의 오너경영체제가 출범한 후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성급하게 오너경영체제로 전환하더니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고 얘기한다.
우선 외척의 경영간섭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병규 사장 퇴진으로 전문경영인시대가 막을 내린 후 외척의 입김이 세졌다고 전.현직 임직원들은 말한다.
정 부회장의 어머니인 우경숙 고문과 우 고문의 혈족인 W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현대백화점 점포에서 근무하다 최근 퇴사한 A씨는 "작년말 임원과 중간간부 38명을 정리할 때도 외척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고 최근에는 외척의 경영간섭이 현대홈쇼핑 등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옷을 벗은 전 임원 B씨는 W씨와 악연을 갖고 있다.
B씨는 현대백화점 협력업체 사장인 W씨가 현대백화점안에 매장을 내게 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들어주지 않았다.
이때부터 사이가 나빠져 끝내 보복을 당했다고 B씨는 주장한다.
물론 현대백화점측은 "외척의 경영간섭은 없다"고 반박한다.
물러난 사람들의 중상모략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승진한 임원 가운데 상당수가 울산에서 근무할 당시 W씨와 인연을 맺어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사람들이란 점은 우연이라고 하기엔 설득력이 부족하다.
현대백화점은 밖으로도 시련을 겪고 있다.
할인점이 급성장하면서 백화점이 밀리고 있어 앞날이 그리 밝지 않다.
경쟁사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는 일찌감치 '할인점 우위시대'에 대비했지만 현대는 기회를 놓쳤다.
지금에서야 뛰어들기엔 너무 늦었다.
주력인 백화점 사업은 위기에 처했다.
롯데가 막강한 자본력으로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3년안에 현대를 더블스코어로 누르겠다고 공언한다.
'희망봉'격인 홈쇼핑 사업도 현재로선 짐만 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내우외환이 현실화되고 있는데도 현대백화점의 경영행태는 시대를 거슬러가고 있다.
30대 초반의 정 부회장이 '수렴청정'의 한계 속에서 과연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지 유통업계는 지켜보고 있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