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디가 불안한지 말해달라" .. 盧당선자 대한상의 초청 간담회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마련한 조찬 간담회에서 자신의 개혁 드라이브와 관련, "불안과 거부감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라며 '기업 안심시키기'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합리주의'가 자신의 원칙이라고 소개하며 "구체적으로 내가 어떻게 불안한지를 얘기해달라.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생방송을 하면서 토론할 의향이 있다"는 얘기도 했다. 내주 취임을 앞두고 '개혁 정지작업'에 무척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노 당선자는 이날 새 정부 핵심 현안중의 하나로 꼽히는 주5일근무제도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소신'을 갖고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기업들 불안해 하지 말라" 노 당선자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계속 얘기해도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대통령이 바뀐데 따른 불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변화의 과정에서 서로가 갖고 있는 거부감을 없애는게 중요한 만큼 서로 마음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자유시장경제 원칙대로 할 것"이라며 "산업정책은 현 정부의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했다. 노 당선자는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달라'는 질문이 나오자 토론회까지 제의했다. 그는 "나의 기준은 합리주의일뿐 서로 거부감을 갖지 말자"며 "구체적인 현안 하나하나를 놓고 사리적으로 따지자"고 제안했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랐던 사람들은 변화를 수용하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또 "'내가 노동자를 선동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해서 안될 집단행동이나 파업을 선동한 적이 없다"며 "나에 대한 알지 못할 불안감과 거부감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특히 경제계가 우려하는 노사문제에 대해 "노사 관계에 관한 한 내가 가장 잘 조절할 수 있는 수완과 역량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투자자'를 북핵 문제 해법으로 노 당선자는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방법론에서 미국과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하고 "미국의 북한 공격 가능성 검토 자체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무력공격은 한반도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너무도 심각한 문제"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북핵 문제가 경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 "투자자들이 어떤 경우가 위험이 덜 하고 안전하다고 판단하는지를 고려해 투자자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평화적 해결을 말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노 당선자는 북핵문제 해법과 관련된 한단계 진전된 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전쟁은 절대 안된다고 하면서 (북한 공격 가능성을 말하는) 미국과 다른 얘기를 하지 말라는 모순된 말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수정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 '주5일근무제는 꼭 필요' 노 당선자는 "주5일근무제가 중소기업인에게 굉장히 부담된다는 점을 잘 안다"고 전제하면서도 "노동시간을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창조적 역량을 키워나가는 질적 변화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반드시 시행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이어 "주5일근무제를 도입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한국이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는 지식기반 사회로 이행하고 있는데다 국제사회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5일 근무 시행으로 중소기업은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되고,노동자들은 보호범위 밖으로 소외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이 때문에 정부가 개입할 수 밖에 없지만 기업들의 형편을 감안해 시기와 속도는 조절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허원순.김용준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