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기보, 대출보증출연금 5366억 받아 '은행 대신 1조8천억 갚아'

지난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섰다가 은행에 대신 갚아준 돈(대위변제액)이 1조8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들로부터 받은 출연금 대비 대위변제액 비율이 은행별로 최고 수백배까지 차이를 보여 "출연금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보 기보 등 보증기관들이 지난해 은행들에 물어준 대위변제액은 총 1조8천1백23억원에 달했다. 이는 신보와 기보가 작년 한햇동안 은행으로부터 받은 총출연금 5천3백66억원보다 1조2천7백57억원(3백38%) 많은 것이다. 현재 은행들은 매달 대출금 잔액의 0.2%를 신보에, 0.1%를 기보에 각각 납부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이 작년에 6백73억원을 출연하고 5천4백31억원을 대위변제받아 출연료 대비 대위변제율이 8백7%나 됐다. 국민은행도 1천60억원을 냈지만 신보 등으로부터 받아간 돈은 모두 3천9백43억원에 달했다. 반면 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3백53억원의 출연금을 내고 받아간 대위변제액은 53억원에 그쳐 은행마다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은행들은 97억원을 내고도 보증대출 업무를 하지 않아 신보 등으로부터 대위변제받은 금액이 한 푼도 없었다. 양현봉 산업연구원 중소벤처기업실장은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은 대출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사후관리를 소홀히 하는 등 모럴해저드가 나타날 소지가 있다"며 "떼이는 돈이 많을수록 출연금을 많이 내는 체제로 만들어야 대출 부실률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출연금을 차등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