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다시 '혼미'.. 美 3월초 이라크 공격說 확산

미국의 3월초 이라크 공격설이 확산되면서 지난주말 이후 안정을 되찾던 세계경제가 다시 불확실성에 빠져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BBC 방송 등이 미군의 3월3일 공격설을 잇따라 보도한 데 이어 미국과 영국정부가 19일 이라크내 자국민들에게 떠날 것을 요청하면서 이라크 위기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전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강행하겠다"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발언도 위기감 확산에 일조를 했다. 이에 따라 유가 금값 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다시 치솟고,세계 증시도 불안정한 상태에서 출렁거리고 있다. ◆D데이는 3월 3일(?) 한스 블릭스 유엔무기사찰단장이 지난 14일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데 이어 반전 시위가 전세계를 휩쓸면서 한동안 이라크전 위기는 상당히 희석됐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무장해제 강행' 발언 이후 미국과 영국 정부가 이라크내 자국민 철수를 지시하면서 '3월초 전쟁설'이 또다시 무게를 얻고 있다. 쿠웨이트 주둔 연합군 사령관인 데이비드 매키넌 육군 중장도 "10만명 이상의 쿠웨이트 주둔 미국 병력이 공격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라크에 압박을 가했다. 특히 BBC 방송은 이날 미국의 이라크 공격 시점이 '오는 3월 3일 달빛이 없는 그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첨단 야간 전투장비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미군으로선 칠흑같은 밤에 공격해야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28일 유엔 무기사찰단이 3차 보고서를 제출하면 그 결과에 따라 이라크를 공격하겠다는 미국의 전략과 일치한다고 이 방송은 분석했다. ◆유가 금값 다시 급등 국제 유가는 이라크 전쟁 불가피론이 확산되면서 이날 29개월만에 37달러를 넘어섰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0센트(0.5%) 오른 37.16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00년 9월 20일 이후 최고치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고 있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도 배럴당 56센트 상승한 30.26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두바이유는 지난 7일(30.52달러) 30달러선을 돌파한 이후 등락을 거듭,지금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6일 동안 30달러 이상에서 거래됐다. 국제 금값도 NYMEX에서 4월물이 전날 대비 온스당 5.70달러(1.7%)나 오른 3백50달러에 거래됐다. 달러가치도 지정학적 불안감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는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36엔 낮은 달러당 1백18.74엔으로 떨어졌으며 장중 한때 지난달 30일 이후 3주만의 최저치(1백18.58엔)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하락,전날의 유로당 1.0688달러에서 1.0746달러로 낮아졌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0.91% 하락했고,20일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인 약세를 면치 못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