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일자) 소비 줄고 신용불량은 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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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근로자 가계지출이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한다.
또 신용불량자는 1월중 10만6천명이나 늘어 IMF사태 초기 보다도 훨씬 많은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다는 얘기다.
무역수지가 3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는 보도에 이어 나온 통계청과 은행연합회의 이같은 발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정말 경제 돌아가는 꼴이 심상치 않다.
소비는 그 성격상 경기후퇴기에 일종의 안전판 구실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급격히 줄이기 어려운게 바로 그것이기 때문에 급격한 추락을 억제하는 이른바 톱니바퀴 효과를 낳게 된다는게 보편화된 인식이다.
바로 그런 성격을 갖는 소비가 급격히 준다는 점은 간과해도 좋을 일이 아니다.
도시근로자 가계지출 감소세는 바로 그런 점에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계지출 감소와 신용불량자 급증은 가계대출을 줄인것과도 연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계대출 억제정책을 4·4분기 이후 상당폭 완화했는데도 1월중 신용불량자가 사상 최대규모에 달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한다.
경제활동인구중 신용불량자가 8명중 1명꼴이라는 것 자체를 이미 위험수위에 와있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마땅하지만,계속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우려를 떨치기 어렵게 한다.
주가 등 다른 경기선행지표들의 움직임도 그렇지만 기업실사지수(BSI),소비자신뢰지수 등 심리적인 지표들이 계속 악화되는 추세라는 점 또한 직시해야 한다.
특별한 대책없이 이대로 간다면 경기급랭으로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 갖가지 문제점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새 정부는 무엇보다도 먼저 경기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은 펴지않겠다'는 얘기는 오늘의 상황에서는 지나치게 한가한 감이 있다.
금리는 내릴대로 내렸기 때문에 재정조기집행외에는 이렇다할 정책수단도 없는 국면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이대로 가서는 안된다.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을 뛰게하는 방법외에 달리 길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기업들을 더 얼어붙게 만드는 정책은 아무리 당위와 명분이 있더라도 피해야 할 때다.
인수위가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는지 되새겨 봐야 한다.
다시 높아지고 있는 실업률 등 실물경제 상황을 제대로 바르게 인식한다면 새 정부 기업정책은 달라져야 한다.
경제와 민생안정을 생각한다면 그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