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방사능 누출 '해프닝' .. 공대 실험실 신고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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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에서 실험 도중 발생한 작은 사고를 관계 당국이 '방사능 가스 누출'로 오인, 경찰과 119특수구조대원 20여명이 현장에 출동해 긴급 점검을 벌이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23일 오후 2시15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공대 131동 114호 신소재 공동연구소 실험실에서 재료공학과 대학원생 윤모씨(27)가 X선에 노출, 소방방재본부에 전화를 걸어 "실험 도중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졌다"고 신고했다.
소방본부는 구급대를 급파, 윤씨를 강남성모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게 한 뒤 원자력병원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현장의 소방대원은 소방본부로 '방사능 가스 누출 사고' 보고를 했으며 소방본부는 곧바로 서울경찰청에 연락을 취해 조치를 당부했다.
그러나 119특수구조대가 도착해 현장실험실을 방사능 선량측정기로 확인해본 결과 실험기기 주변에서 인체에 전혀 피해가 없을 정도의 방사능이 미량 측정됐을 뿐 방사능 누출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한 윤씨는 "재료성분을 분석할 때 사용하는 디프렉토미터에서 나오는 X선에 1분30초간 노출됐다"며 "119에 신고할 때 디프렉토미터와 X선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 방사능을 예로 들었는데 방사능 누출로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재료공학과 강탁 교수(59)는 "디프렉토미터에서 나오는 X선은 실험대상 물질을 거친 뒤 차단유리를 통과해 인체에 닿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병원에서 사용되는 X선의 수십분의 일도 안되는 미약한 정도"라며 "인체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