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 건강관리] 신체 시계부터 '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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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기운이 우리 몸을 서서히 깨운다.
봄은 일년중 가장 생동감이 넘치는 계절.
몸 또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활기를 되찾게 마련이다.
그러나 일교차가 크고 낮 시간이 길어지는 자연의 변화는 자칫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겨울에 비해 휴식과 수면시간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피로가 더 쌓이게 된다.
또 진학과 취업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적지않게 받는게 요즘이다.
이는 곧 체력과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감기나 만성피로 등 각종 '환절기 병'에 걸리기 쉽다.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돌연사의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봄을 즐기기 전에 몸의 시계부터 '봄'으로 돌려놓는게 환절기에 풀어야할 건강숙제다.
춘곤증을 이기자 =봄 환절기에 가장 많이 호소하는 질환은 춘곤증 등에서 비롯되는 만성 피로다.
충분히 자도 졸음이 쏟아지고 식욕이 떨어지며 몸이 나른해지면 춘곤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춘곤증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계절이 바뀌면서 생체리듬이 변하기 때문이다.
밤이 짧아지면서 수면시간이 줄게 되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몸의 피부온도도 올라가 혈액 순환량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비타민 B1을 비롯한 각종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한다.
그러나 겨울철 동안 이런 영양분을 많이 소모한 상태이므로 비타민 결핍 등에 의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춘곤증의 증상은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다.
특히 겨우내 운동부족이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더 심하게 나타난다.
춘곤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나 가볍게 조깅을 하거나 맨손체조를 하고 직장 내에서도 2~3시간마다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춘곤증은 비타민 B1이 부족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비타민 B1이 충분한 콩 보리 팥 등 잡곡을 섞어 먹는 것이 좋다.
잠을 어떻게 자느냐도 춘곤증 등 피로를 극복하는데 중요하다.
잠자는 시간을 늘리기보다는 숙면을 취해 하루의 피로를 완전히 풀어야 한다.
숙면을 하면 피로 해소에 필요한 멜라토닌 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빛이 없을수록 분비가 활발해지므로 밤에 잠잘 때는 가급적 불빛을 차단한다.
봄철 피로를 무조건 춘곤증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이유 없이 나른하고 피곤한 증상이 지속되면 간염이나 결핵 빈혈 당뇨 갑상선질환 등을 체크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기, 봄에 더 무섭다 =봄 환절기에 감기가 극성을 부리는 것은 인체가 계절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겨우내 게을리하던 운동을 갑자기 시작해 땀을 많이 흘리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신체리듬이 깨져 감기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요즘처럼 대기 오염이 심각하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때에 감기 바이러스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특히 건조한 환경은 호흡기에 자극을 줘 콧물 기침 가래 증상을 동반하는 감기 증상을 부추길 수 있다.
실제로 요즘같은 환절기에 병원을 찾는 감기 환자 가운데 약 60%가 호흡기 증상을 동반한다.
어린이나 65세 이상 노인들은 부비동염 중이염 기관지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폐렴 등으로 사망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감기의 침입을 막으려면 평소 생선과 야채 등을 많이 먹어 단백질과 비타민 등을 고루 섭취하고 운동으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야 한다.
또 주변을 청결히 해 감기 바이러스가 틈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 가습기로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일교차가 심한 날에는 다소 귀찮더라도 외투를 준비해 체온 보호에 신경쓴다.
돌연사 주범, 뇌졸중 조심 =일교차가 커지면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사람이 늘어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으로 인한 돌연사는 3~4월과 10~12월에 급증한다.
인체가 일교차나 실내외 온도차에 적응하지 못해 혈관이 급격히 수축되기 때문이다.
환절기 뇌졸중을 막으려면 운동하거나 외출할 때 심한 기온차에 몸을 노출시키지 않아야 한다.
여러 겹의 옷을 껴입어 더울 때는 옷을 벗고 추우면 다시 입는 식으로 체온을 조절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뇌졸중 발병 위험요인을 가진 이들은 미리미리 건강상태를 점검한다.
뇌졸중은 급작스럽게 발생한다.
따라서 위험신호를 일찍 감지해 병원을 찾는 것이 불상사를 막는 방법이다.
갑작스런 반신마비나 반신감각이상 어지럼증 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반드시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는다.
[ 도움말 = 유태우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 노용균 한림대의대 가정의학과 과장, 박지현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 ]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