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수 덕봤다..3월 첫場 14P 깜짝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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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시장일각에선 4일 연속 하락의 터널을 벗어났다는 기대가 나왔지만 웬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무역수지가 올들어 2개월연속 적자를 기록하는등 경제지표에 "적신호"가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이라크 전쟁과 북핵문제도 빨리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외국인이 소폭 순매수로 돌아선데다 선물과 연계된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소폭 상승했을 뿐이다.
3일 상승장세를 "산뜻한 출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프로그램 매수는 일시적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오른 것은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누적순매도 물량을 줄이면서 기관투자가에 매수차익거래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2만5천3백계약(2월28일 기준)에 달하는 누적순매도를 이날 2만6백22계약으로 줄였다.
4천6백계약 가량을 사들인 것.
그에 따라 선물가격은 상승했고 장중 한때 현물가격보다 고평가되는 콘탱고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증권 투신 등 기관들은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대량의 매수차익거래를 했다.
이날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규모는 1천14억원어치(순매수 기준)였고 이중 차익거래와 관련된 물량은 8백24억원이었다.
신제요 한국투자신탁증권 연구원은 "기관들이 매수차익거래를 통해 현물주식을 사들일 만한 여력이 최대 2천억원 정도로 예상되지만 선물가격의 변동성이 워낙 커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외국인 소폭 순매수
이날 69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의 움직임은 일단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최근 5일 연속 순매도를 보였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주에 대해 소폭의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SKT 등 통신주에 대한 매도공세는 여전하다.
외국인이 연초부터 사들였던 철강주에 대해서도 차익매물을 계속 내놓고 있다.
유통업종 역시 외국인 매도세로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외국인이 완전히 순매수로 돌아섰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소폭의 순매수를 했지만 크게 의미를 둘 만한 것은 못된다"며 "시장은 아직 탄력성을 가지기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기관 매수여력 크지 않다
기관투자가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국민연금 국민은행 증권유관기관 등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를 떠받치고 있지만 매수여력이 큰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매달 1천1백억여원,국민은행은 연말까지 6천억여원,증권유관기관은 5월까지 매달 1천억원정도 여유가 있는 상태다.
신성호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수급상황도 지지부진한 데다 이라크전쟁과 북핵문제 등의 변수가 많아 당분간 주가가 탄력적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