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현금확보 '비상' .. 감사보고서 제출 앞두고

'현금을 확보하라.' 코스닥 기업들이 이달 말 감사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자산 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옥 공장 등 대형 부동산은 물론이고 계열사 주식 및 자사주까지 팔아치우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이 불투명해지자 중소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재무제표상 현금흐름을 좋게 만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우선 고정자산 처분이 잇따르고 있다. 사옥 등 부동산을 매각한 기업은 올들어서만 10개사에 달한다. 지난해 4·4분기에 팔려나간 고정자산까지 포함하면 30여건이 넘는다. 이중 60∼70%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동산을 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종합건설은 유동자금 확보를 위해 서울 당주동 로열빌딩 일부를 35억원에 매도키로 결의했다. 씨앤텔은 오는 4월 서울 역삼동 사옥을 1백3억원에 소프트파워에 팔기로 했으며 아큐텍반도체는 최근 천안 소재 부동산을 피케이엘에 1백32억원에 넘겼다. 이들 두 회사는 모두 차입금 상환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유 주식 매각도 줄을 잇고 있다. 올들어 주식을 매각한 기업은 37개사에 이른다. 에스피컴텍은 출자금 회수를 위해 세미전자 주식을 17억2천만원에 처분했다. 인터파크와 가오닉스는 계열사 구조조정 차원에서 각각 씨디파크와 조흥 주식 9억여원어치를 매각했다. 주가 안정을 위해 사들였던 자사주도 시장에 다시 내놓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내비치고 있다. 금융회사와 맺었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만기 전에 연이어 해지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엔써커뮤니티의 경우 11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신탁계약을 지난달 27일 해지했다.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오는 5월이 만기인 86억원의 자사주 취득신탁계약 금액 중 80억9천만원에 대해 최근 계약을 해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주인수권부 사채의 조기상환을 위해 자사주 신탁계약의 일부를 해지했다"고 밝혔다. 증권 전문가들은 "부동산이나 주식을 헐값에 넘기거나 주총시즌에 현금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대규모 출자에 나서는 기업 등은 재무제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