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경기진단] 불황.인력.자금난...中企 아직도 '긴겨울'


중소기업의 경기침체는 더욱 심각하다.


불황과 더불어 인력난과 자금난이 겹치면서 어느때보다 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반월,시화,남동공단 등 중소기업이 밀집한 수도권 지역 공단의 생산현황과 수출현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가세가 둔화되더니 연말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월,시화 단지의 경우 올해 1월 생산량은 2조1천5백58억원으로 전달보다 10.4% 감소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10% 정도 줄어든 것이다.
1월 수출량도 전달보다 10.1% 줄었다.


남동공단도 지난해 11월 6천9백33억원이던 생산량이 2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1월에는 6천8백50억원 수준에 떨어졌다.


중소기업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1천5백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이달중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94.4를 기록했다.


SBHI는 100을 넘으면 경기가 전월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음을,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


중소제조업 SBHI는 지난 11월(99.9),12월(93.6),1월(88.1),2월(92.2),3월(94.4)등 5개월째 100을 밑돌았다.
항목별 SBHI를 보면 내수판매(96.9),수출(94.8),경상이익(91.2),자금조달사정(91.4),원자재조달사정(94.2) 등 모든 항목이 전월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고용수준은 82.4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들은 앞으로 경기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월공단내에서 콘크리트 파쇄공구를 제조하는 태양파워의 박극우 사장은 "불황터널이 길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공구분야 경기는 외환위기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납품이 계속 줄고 있는데다 인력난이 겹치면서 매출은 매년 줄어드는 실정이다.


중국에서 값싼 공구제품이 밀려오고 있는 점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금형분야에서는 이미 10%에 가까운 업체가 문을 닫았다.


안산지역의 금형업체인 현우테크 이정근 대표는 "특히 범용화 저가금형업체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 금형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폐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들이 산업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면서 거래선을 해외로 옮겨 국내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또 "주 수출선이던 일본의 전자.전기 업체와의 거래도 대부분 끊겼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시계분야의 경우 올해들어서만 벌써 여러 업체가 문을 닫았으며 완구분야도 재고를 감당할 수 없어 휴폐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소재규 완구조합 이사장은 "재고처리를 위해 시장에서 살다시피한다"며 "회원업체중 10여곳이 최근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휴.폐업하거나 문닫는 업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계주.고경봉 기자 lee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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