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도 무상증자 받을수 있다 .. 서울지법 판결

기업이 스톡옵션(주식매수 선택권)을 부여하면서 '향후 무상증자시 스톡옵션 행사 주식수를 무상증자 비율만큼 조정한다'는 단서를 달았다면 이는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스톡옵션의 경우 액면분할과 달리 무상증자때 행사가격 조정은 가능하지만 수량 조정은 안된다는 재정경제부의 유권해석을 뒤집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지법 민사22부(재판장 윤우진 부장판사)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감사위원장인 데이비드 김씨가 "스톡옵션 부여 계약 후 무상증자를 이유로 당초 수량을 초과해 발행한 15만주는 무효"라며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무효 청구소송'을 "이유없다"고 기각했다. ◆ 소송 배경.내용 =재경부는 지난해 9월 초 다음이 99년8월 스톡옵션 부여때 '무상증자시 스톡옵션 행사 수량을 조정할 수 있다'고 결의한 내용을 무효로 판정했다. 스톡옵션 근거인 상법 3백40조에는 부여방법, 행사가격, 행사기간 등이 있지만 수량 조정 규정은 없다는 이유였다. 재경부가 이를 근거로 신주등록을 거부하자 다음은 신주를 소각키로 하고 법률적 근거를 확보하려고 감사위원장을 원고로 회사측에 대해 '신주 무효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그러나 다음측 예상과 달리 "상법 제3백40조는 스톡옵션 부여시 반드시 결정해야할 '필수'사항에 불과하다"며 재경부 유권해석을 배척했다. '형평성에 현저한 결함'이 없다면 기업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주총을 통해 주요사항을 결의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다. ◆ 향후 전망 =재판부는 다음처럼 스톡옵션을 부여하면서 '무상증자때 행사수량 조정 가능'을 규정한 회사는 2∼3개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안은 스톡옵션 부여때 '행사수량 조정' 조항을 달지 않은 업체들에 대한 처리문제다. 여기에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재조정은 어렵지 않느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재판부 관계자도 사견임을 전제, "법리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설령 없더라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시장 자체가 워낙 요동이 심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무상증자 비율만큼 주식수를 배정한다고 스톡옵션의 '결정적 조건'들을 바꿀 경우 기존 주주와의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