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조 자사주 매입.소각] 주가 급락에 고강도 '부양'

삼성전자가 7일 발행주식의 2%를 매입해 소각하는 초강도 주가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5천원(1.81%) 오르는 데 그쳤으며 종합주가지수는 9.31포인트 하락했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약세를 지속한 것은 증시가 심리공황 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효과(effect)=삼성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크게 세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수급개선.회사 여윳돈으로 1조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하기 때문에 증시에 1조원이 공급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물을 소화해내면서 주가의 추가하락을 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둘째 주가전망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미래가 극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나온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은 향후 실적과 주가에 대한 경영진의 강한 자신감의 발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주주중시 경영이다. 장내매수를 통한 주가부양에 그치지 않고 매입한 자사주를 태워버림으로써 주주이익(주당가치) 향상을 꾀했다. 시가총액 1위기업인 삼성전자의 주주중시경영은 중·장기적으로 국내증시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약발은 시장상황에 달려=앞으로 공급될 물량이 많아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 효과가 크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는 17일부터 1백44만5천주의 스톡옵션(행사가격 27만2천원) 매각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시장환경이 호전된다면 약발은 의외로 세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스톡옵션 물량이 나오는 것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사안인 데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서 시장환경이 호전될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촉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다른 기업에도 파급될 듯=시장참여자들은 삼성전자의 전격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이 다른 대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자사주 매입소각을 검토하고 있는 대기업은 SK텔레콤 KT 포스코 KT&G 등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조치에 대한 시장의 호응이 높아 현금흐름이 풍부한 다른 대기업들도 조만간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