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슬림경영' 본격 나섰다..통신업계 투자축소.인력감축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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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미국·이라크전쟁과 북핵사태 여파로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국내 정보기술(IT) 업계가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그동안 잘나가던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물론 통신장비와 휴대폰·PC업체,IT 벤처기업에 이르기까지 감원과 조직 개편,투자자산 매각 등 슬림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KTF는 KT아이컴과 합병을 계기로 조직개편 및 인력재조정에 나섰으며 올해 투자계획도 지난해보다 3.6% 줄어든 1조8백억원대로 결정했다.
데이콤은 6시그마 등 경영혁신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에너지 절약 등 다양한 비용절감 방안을 모색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유사조직을 통·폐합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온세통신은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의 절반 수준인 4백40억원 규모로 축소했다.
이어 사업구조조정 조직슬림화 비용절감 등 11개 경영혁신 과제를 선포하는 등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한 대응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시스콤 현대네트웍스 데이콤아이엔 인네트 등 통신장비·네트워크 통합업체들도 인력을 감축하고 사업부별 독립채산제를 도입했다.
또 팬택&큐리텔 맥슨텔레콤 등 휴대폰업체들도 내수 침체와 수출가격 하락 등에 따라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는 등 내실경영에 나섰다.
IT 벤처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정보공학은 지난달 4개 핵심사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한 데 이어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SK-IMT 투자지분 17만주(47억원)를 처분했으며 정보통신부 등과 결성한 투자펀드도 청산,8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나눔기술을 인수한 버추얼텍은 인력을 30% 가량 줄이는 등 조직을 재정비했으며 투자지분 정리에도 나서 현금자산을 1백50억원 이상으로 늘렸다.
핸디소프트는 분기별 실적에 따라 판매관리비 등을 재조정하는 시스템을 갖췄으며 각종 소모경비를 15% 감축한다는 경비절감 계획을 세워놓았다.
인성정보는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와 관계사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삼성SDS는 핵심사업 위주로 조직을 재편하고 강도높은 원가절감책을 마련했다.
SK C&C는 불요불급한 경비 절감과 운영효율 개선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삼보컴퓨터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안산공장의 생산라인을 분사할 계획이며 현주컴퓨터는 업무 재조정 등으로 인력을 17% 가량 축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쯤으로 예상했던 IT 경기회복이 국내외 안팎의 악재로 상당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며 "마른 수건도 짜는 기분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