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총장 'SK수사 외압' 논란] "신중히 수사"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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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SK그룹 수사와 관련,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이 검찰에 '속도조절'을 요청하는 전화를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정권의 '검찰 길들이기'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이 총장은 10일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SK 최태원 회장이 구속된 뒤 검찰수사가 다른 대기업으로 전방위 확대될 것이란 보도를 접하고 경제가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전반에 미칠 파장과 충격을 우려해 김각영 전 검찰총장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김 전 총장에게 '환자를 수술하는 것은 좋은데 무리한 수술을 하면 죽을 수 있다.환자가 죽으면 누가 책임지겠는가.균형 잡힌 신중한 수사를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전 총장은 "형사9부가 수사를 하고 있던 중 현대상선의 대북송금 수사가 있어 SK그룹에 대한 수사를 중단했는데,대북송금 수사가 유보돼 검찰 인사 이동 전에 SK그룹에 대한 수사를 끝내려는 차원이다.
특별한 의도가 없으니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고 이 총장은 전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현정권은 앞에선 검찰개혁을 운운하고 뒤에선 외압을 행사하며 검찰이 권력의 하수인이 되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종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총장이 여론이 악화되자 검찰수사에 외압을 가한 사실을 스스로 고백했다"며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이 특정사건의 검찰수사와 관련해 은밀하게 검찰수뇌부에 전화한 것은 압력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총장은 벤처기업 주식분쟁사건,언론사찰사건 등에서 검찰에 외압을 가한 전력이 있다"며 "이 총장의 면피성 자백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닌 만큼 검찰은 이 총장 등 외압에 가담한 사람들을 가려내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