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실리콘밸리에선] 리눅스, 일반PC 공략 나선다

리눅스의 활동무대가 넓어지고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서버 시장에서 벗어나 일반 PC와 PDA, 휴대폰까지 넘보고 있는 것이다. 리눅스 진영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새로운 시장은 일반 PC. PC용 운영체제(OS)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 도전하고 있다. 리눅스는 값이 싸다는 장점을 내세워 서버시장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PC 시장에서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 '마니아'들만이 재미삼아 써보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현실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 변화는 린도닷컴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로버트슨이 앞장서 이끌고 있다. 린도닷컴은 리눅스를 PC용으로 최적화한 린도(Lindows)를 개발한 회사. 일반인들도 쉽게 설치할 수 있게 하고 또 PNP(Plug and Play) 기능을 추가해 리눅스의 PC 시장 공략을 주도하고 있다. 린도는 최근 리눅스의 일반 PC시장 공략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행사를 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데스크톱 리눅스 서밋'이 그것. 20여개 기업과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조촐하지만 알차게 치러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PC에 쓸 수 있는 다양한 응용소프트웨어(SW)가 선보여 PC 시장 잠식에 청신호를 보여줬다. 리눅스용 종합 업무용 SW로 오픈오피스, 스타오피스(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컴리눅스오피스(한컴리눅스) 등이 선보인 가운데 수지리눅스는 MS오피스를 리눅스에서 쓸 수 있게 해주는 제품까지 선보였다. 적어도 업무용 SW에 관한 한 '제품 부족'이란 불평은 나올수 없게 됐다. 엡슨의 리눅스용 복합기기(CX5200), 트랜스게이밍의 위네X도 눈길을 끈 제품이다. 위네X는 윈도용 게임을 리눅스에서 쓸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리눅스 PC만 사용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마인드브리지가 주인공이다. 이 회사 스콧 테스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회사에서는 기본 PC로 1백99달러짜리 린도PC를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에서는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에서만 윈도 PC를 사용한다. 리눅스용 CRM 솔루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 곧 리눅스 시스템으로 바꿀 계획이다. 웹 기반의 CRM 솔루션을 도입하면 굳이 윈도 PC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휴대폰 시장 공략의 선봉에는 모토로라가 있다. 모토로라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리눅스를 OS로 채택한 휴대폰 A760을 공개했다. 모토로라는 이 제품이 휴대폰의 기본 OS를 리눅스로 삼겠다는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화통화는 물론 인터넷접속 영상 음악 등 모든 기능을 한데 담은 다기능 무선단말기를 구현하는 데는 리눅스가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이 제품은 개인정보단말(PDA)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스피커폰 인터넷접속 블루투스 등을 모두 담게 된다. 이에 앞서 NEC도 휴대폰에 리눅스를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눅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팜이 양분하고 있는 PDA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해 샤프가 선보인 자우루스가 그 첨병. 이 제품 가격은 4백달러 선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리눅스 진영은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리눅스 채용 제품이 등장하면 리눅스 확산에 탄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버트슨 CEO는 리눅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엄청난 경비 절감효과를 보여주면 이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