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SK 후폭풍'] (펀드시장) 제때 환매 못하자 고객들 불만

13일에도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이 여진을 일으키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원화환율과 국고채금리 등 주요 지표물이 개장초 급등세로 출발, 시장 분위기가 흉흉해지자 통화당국이 긴급 대책을 내놓는 등 개입을 본격화했다. 이런 조치에 힘입어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진화(鎭火)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서는 머니마켓 펀드(MMF) 환매 요구가 줄을 잇는 등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황은 가라앉지 않았다. ----------------------------------------------------------------- 은행 증권사 창구에는 전날에 이어 13일에도 머니마켓펀드(MMF) 환매 요구가 줄을 이었다. 우리은행은 이날 개점 한 시간도 채 안돼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 나가자 환매를 전면 중단했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설명도 듣지 않고 무조건 돈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하룻동안 들어온 환매신청이 전체 판매액 6천5백억원의 절반 수준인 3천억원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도 고객의 환매요청에 제대로 응하지 못해 마찰을 빚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투신사로부터 환매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환매 불응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은행에선 펀드 환매를 못해 자금부족상황에 직면한 고객에게 대출을 제공하기도 했다. 증권사 창구에서도 환매요청이 잇따르고 가입펀드에 SK글로벌 채권이 편입돼 있는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환매금액이 전날보다 1조원 가량 줄어든 4조5백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에게 환매 자제를 요청한데다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방침이 발표되면서 환매사태가 진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개인고객은 환매요청이 많지 않고 금액도 작아 큰 문제가 없다"며 "투신사별로 기관에 대해 환매 자제 요청과 자금 재유치에 나서고 있어 금리가 하향안정세로 돌아서면 자금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