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급락 '된서리' .. 펀드환매로 '未매각 수익증권'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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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로 삼성증권 주가가 17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는 등 증권주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특히 증시침체로 수수료 수입이 급감한 상황에서 펀드(수익증권) 환매사태로 막대한 미매각수익증권까지 떠안게 돼 증권사의 재무구조 악화가 우려된다.
이에따라 일부 증권사의 자진청산과 매각 등의 구조조정이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삼성 LG 대신 현대 등 대형 증권사의 주가는 10%이상 급락했다.
삼성증권은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2만1백50원에 장을 마쳤다.
LG와 대신증권은 14% 이상 폭락했다.
현대와 대우증권도 11%와 6% 가량 급락했다.
증권주가 이처럼 크게 떨어진 것은 실적악화가 예상된데다 환매사태로 미매각수익증권까지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판매사인 증권사들은 영업관행상 기관투자가와 '큰손'들의 환매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 해지가 안된 펀드에 대해 돈을 대신 지급한 뒤 상품유가증권(미매각수익증권)을 떠안고 있다.
대형사인 A증권은 이번 환매사태로 안은 미매각수익증권 규모가 1조2천억원 대로 급증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이 발표된 직후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환매요구를 대부분 들어주다보니 환매가 한꺼번에 몰렸다"고 말했다.
업계는 증권사 전체 미매각수익증권 규모가 작년말의 4조원대에서 최근 6조원대로 급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행법상 해지에 의한 환매만 허용하고 있지만 일부 증권사가 고객의 편의를 위해 자체 유동성으로 환매자금을 내주다보니 미매각수익증권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도이치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거래대금 급감과 미매각수익증권에 대한 부담 등으로 국내 증권주에 대한 투자등급과 비중을 낮췄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