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기업 공유시스템 시급 .. 시스코 부도前 대량거래, 개인투자자 큰손해

코스닥기업 1차 부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금융실명법을 개정하는 한편 코스닥증권시장이 정보수집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7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14일 최종 부도 처리된 시스컴의 주식이 1차 부도일인 13일은 물론 최종 부도일인 14일에도 대량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컴은 지난 13일 제일은행 동수원기업금융지점에 돌아온 7억6천여만원의 당좌수표를 결제하지 못했으며 이를 14일까지도 막지 못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증권시장은 시스컴의 매매거래를 정지시켰으며 퇴출절차를 진행 중이다. 평소 거래량이 10만주 미만이던 시스컴은 13일 70만주,14일 1백12만주가 매매됐다. 1차 부도 정보조차 모르고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볼 처지에 몰렸다. 지난해 10월 코닉스의 경우도 같은 유형의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은 부도정보 공유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차 부도가 발생하면 은행은 금융결제원에 통보한다. 하지만 금융결제원은 금융실명법에 따라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증권시장에 이를 통보해 주지 못한다. 1차 부도의 정보를 가장 먼저 접하는 은행도 증권관련기관에 통보해 줄 의무가 없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고려한다면 금융실명법의 관련조항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코스닥증권시장의 안일한 태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권거래소의 경우 '풍문분석팀'을 가동,1차 부도 정보를 집중 수집하고 있다. 1차 부도 풍문이 돌면 은행에 확인해 다음날 개장 전 해당 종목의 매매거래를 정지시킨다. 이에 반해 코스닥증권시장은 정보수집 업무 자체가 없다. 코스닥위원회 소속으로 정보담당이 1명 있지만 역부족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현행 법 테두리 내에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관련기관이 정보수집을 위한 네트워크를 확충하는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