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조립식, 안전진단 무사통과 '옛말'
입력
수정
서울지역에서 재건축을 추진해 온 조립식아파트들이 사업승인의 최대 관문인 안전진단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이에 따라 "조립식아파트는 지방자치단체의 안전진단 심의기준 강화 방침에 구애받지 않는 '안전진단 무풍지대'"라는 인식이 깨지고 있다.
노원구는 최근 상계주공8단지에 대한 예비안전진단에서 '보수사용'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아직 구조적으로 안전하다는 결론이다.
이 아파트는 1988년 5월에 입주했다.
조립식아파트라는 이유로 일체식아파트보다 10여년 정도 빨리 재건축을 추진해 왔다.
또 강동구 고덕주공1단지도 지난해 7월 서울시 안전진단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안전진단보고서가 반려됐다.
고덕주공1단지도 조립식으로 지난 83년 입주했다.
조립식아파트들이 건축 연한에 상관 없이 안전진단을 무사통과하던 그동안의 관행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 88년 준공된 고양시 행신동 행신주공은 지난해 10월 일반분양까지 마쳤다.
안양시 석수동 석수주공2단지(85년 건립)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의정부시 용현동 용현주공(89년 건립)도 준공 12년 만에 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다.
모두 조립식아파트들이다.
조립식아파트는 이미 만들어진 벽체를 아파트 현장으로 운반해서 조립하는 공법으로 지어진다.
80년대 주택공사가 주택보급률 확대를 위해 기술도 없이 무리하게 공급한 탓에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별 무리 없이 통과하는 프리미엄을 누렸다.
세중코리아의 한광호 실장은 "재건축 투자자들은 조립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매입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