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永世中立, 永久平和 .. 백낙환 <인제대.백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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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측면에서 보면 한반도는 상당히 취약한 위치에 놓여있다.
아시아 대륙의 끝에 놓인 작은 반도는 항시 대양으로 진출하려는 세력과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세력의 각축장이 되어 우리 나라는 한시도 편한 날이 없었다.
특히 구한말에는 한반도를 두고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각축을 벌이는 바람에 개항이 늦어졌고 또 그만큼 근대화에 뒤쳐져 급기야 우리 나라는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됐다.
2차대전이 끝나면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미국과 소련이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반도에 진주했고 그 여파로 우리는 민족 최대의 비극인 6.25를 겪게됐다.
남북 양측을 합해 4백만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비극은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停戰)으로 끝났으며 50년이 지난 지금도 치유되지 않은 채 대치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남한은 상당한 경제발전을 이룩했지만 아직도 선진국 수준과는 멀 따름이며 한반도가 처한 상황도 1백년 전과 변함없는 4강의 기본 구도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 민족의 미래는 결코 낙관적일 수 없다.
우리 민족이 영구평화를 얻고 또 정치,경제적으로 새로운 위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력 통일이 아닌 평화 통일을 이루고 영세중립국(永世中立國)이 되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우리 민족은 자주독립된 통일조국을 얻을 수 있고 우리민족의 행복한 미래가 기약될 것이다.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김대중 전대통령 때부터 본격적으로 물꼬를 튼 대북 정책을 계승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햇볕정책은 곧 포용정책이니 북한이 우리의 일부니까 돕는다는 생각으로 어려운 그들을 대승적인 입장에서 원조하며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통일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영세중립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한반도의 평화를 전제로 한 새 시대"라는 원칙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1백년과 같이 친일이니 친러시아니,또 친미니 반미니 하는 식의 편가르기로 국론이 분열되어서는 안되고 우리 나라는 자주적인 외교를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강대국의 압력으로 명분없는 외부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삼가야만 한다.
우리가 먼 안목을 가지고 초연한 입장에서 영세중립 영구평화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만 세계는 우리의 입장을 인정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