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신임 국세청장 취임식] "정기 법인세 조사 유예하겠다"

이용섭 신임 국세청장은 24일 서울 수송동 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국세청 조직과 문화,세정활동에 대한 강도높은 개혁의지'를 천명했다. 24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 대한 감회를 뒤로 한 채 대대적 '수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 청장은 지난 75년 공직에 입문해 79년까지 국세청에서 사무관을 지냈다. 이 청장은 취임사에서 "대민 봉사기관이어야 할 국세청이 권력기관으로 인식되고 과세가 공평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강도높은 개혁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의 악화된 기업경영 환경을 감안해 올해 내로 예정했던 일부 기업들에 대한 정기 법인세 조사는 유예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유연한 세정방침도 내놓았다. 인사시스템의 대대적 변화도 예고했다. 이 청장은 "혈연 학연 지연을 바탕으로 한 음성적 인사 청탁자는 불이익을 당하도록 하겠다"며 "전자 인사시스템을 구축해 조직문화와 인사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에 대한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국세청이 내부 직원들을 감싸고 돌았다는 지적에 대한 경고성 발언도 덧붙였다. 이 청장은 "금품수수 등 공직자답지 못한 불미스러운 행동은 엄정히 처벌하고 어떠한 보호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을 바탕으로 한 '정도 세정'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그는 "공정한 과세와 투명한 세정운영을 지침으로 하겠다. 성실 납세자에 대해서는 친절하게 봉사하지만 불성실 납세자는 끝까지 추적하는 원칙을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제도적으로는 조세 감면을 줄이고 행정적으로는 음성 탈루소득 등 탈세를 줄여 늘어나는 재정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또 "조세행정의 기본 패러다임을 바꿔 세무조사의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탈세를 죄로 생각하지 않는 사회 인식을 불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익 조작과 부당 내부거래를 통한 회사자금 사외 유출을 엄격히 관리하겠다"며 노무현 정부의 '시장개혁'에서 국세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국세청의 한 직원은 "지방대(전남대) 출신으로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을 통해 국세청장의 지위에 오른 신임 청장에 대해 기대도 있지만 외부 출신 청장의 부임으로 조직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날 곽진업 본청 차장,봉태열 서울지방국세청장,장춘 중부청장 등 1급 3명이 사표를 제출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