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바이오] 지구촌 괴질 '경보령' .. 고열.호흡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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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괴질 비상이 걸렸다.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38도 이상의 고열, 근육통, 두통과 함께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는 이 괴질로 지난 23일 현재 14개국에서 6백85명의 의심스러운 환자가 발견돼 이중 16명이 숨졌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홍콩 특구정부에 따르면 괴질 환자는 중국이 3백5명으로 가장 많고 홍콩 2백17명, 베트남 63명 등의 순이다.
WHO는 이 괴질을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SARS)으로 명명하고 세계에 경보령을 내렸다.
미국 질병통제국(CDC)은 지난 15일 공식적인 경계령을 발표했다.
국립보건원도 지난 17일 SARS를 법정 4종 전염병으로 지정하고 환자 발생감시 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국내에선 괴질 환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외국과의 왕래가 자유로운 상황에서 결코 안심할 수는 없다.
괴질의 위험성과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원인 병원체는 아직 확인 안돼 =감염 전문가들은 폐렴의 일종 또는 '비정형' 폐렴의 변형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WHO는 홍역이나 볼거리의 원인으로 알려진 '파라믹소바이러스'와 가까운 바이러스가 병원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미 홍콩과 독일 병원에서 SARS 환자 2명의 콧물에서 파라믹소 바이러스를 검출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환자 전체로부터 발견된 바이러스가 아닌 만큼 원인균으로 단정하기는 빠르다.
증상 =38도 이상의 고열에 오한이 오면서 마른 기침이 나온다.
환자의 10~20% 정도가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정도로 호흡곤란 증세도 나타난다.
심할 경우 폐렴이 진행되면서 사망할 수도 있다.
잠복기는 2~7일(최대 10일).
최근 홍콩 중국(광둥) 베트남 등 유행 지역에 여행을 하였든지, 혹은 의심되는 환자와 긴밀한 접촉을 한 적이 있는 사람들중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기침, 호흡 곤란, 저산소증, X-선상 폐렴의 소견중 하나가 있는 경우에 SARS '의심환자'로 간주된다.
의심환자이면서 방사선소견상 폐렴 소견이 있거나 호흡곤란증후군 소견을 보이는 경우, 또는 원인불명의 호흡곤란 증후군을 보이면서 부검으로 설명되지 않는 환자는 '추정환자'로 분류된다.
이들에게선 호흡기 증상 이외에도 두통 근육통 식욕부진 피로감 발진 설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예방 및 치료 =질병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백신 등 효과적인 예방법은 없다.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광둥성, 홍콩, 베트남 하노이 등으로 여행을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부득이 방문한다면 손을 자주 씻고 양치질 등 개인 위생 관리에 보다 주의하면서 장갑이나 마스크 등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뚜렷한 치료법은 없다.
다만 환자가 앓고 있는 증상을 적극적으로 완화시키기 위해 비정형 폐렴에 준해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공호흡 등 보조적인 치료법도 사용된다.
환자 수에 비해 사망자가 적은 것은 기존 치료법이 그런대로 효과를 보이고 있음을 뜻한다.
대책 =일단 전염병이 발생하면 정밀한 역학조사와 함께 전파를 막는 예방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특히 SARS는 원인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므로 각자가 주의해야 한다.
21세기 의학에서 가장 문제가 될 질병은 감염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립보건원의 역할을 강화하고 감염학을 전공한 민간 전문가들을 정책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 도움말 = 송재훈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과장,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과장, 강문원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 우준희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