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잘팔리는 상품 있다..화장품냉장고ㆍ비데등 시장 급팽창

불황에도 급성장하는 제품들이 있다. "화장품냉장고""비데""공기청정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제품은 21세기 산업의 키워드로 꼽히는 환경 및 건강,미용 분야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한게 특징이다. 소비자의 잠재욕구를 정확히 파악,이를 제품화한 것이다.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인들은 이라크 전쟁,북핵위기,국내외 경기침체속에서도 매출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화장품냉장고=출시 3년째를 맞고 있는 화장품냉장고의 올 시장규모는 작년보다 4배 이상 커진 4백억원대(50만대)로 전망되고 있다.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중소업체인 세화는 '뷰티쿨디럭스',씨코는 '미니쿨'을,이젠텍은 '챠빌'을 각각 내놓고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씨코의 권승열 대표는 "올 들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월 1만대씩 팔려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화는 최근 15억원을 투자해 월 2만5천대의 화장품냉장고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했다. 이 회사의 이기형 대표는 "주문이 크게 늘어 생산시설을 늘렸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인기탤런트를 모델로 채용하거나 TV드라마 영화 등에 제품을 협찬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젠텍의 경우 탤런트 이정재와 장서희를 모델로 내세워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이같이 시장이 커지자 최근 삼성전자가 '시엘'을 내놓는 등 대기업도 이 시장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비데=업계는 올해 비데시장 규모를 5천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천3백억원의 3.8배에 이르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비데 소비가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 보급률이 낮아 성장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개발(대표 박용선)은 '룰루'비데의 매출이 작년보다 6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렌털판매를 확대하고 있는데다 광고 등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청호나이스(대표 황종대)는 올해 비데 매출 목표를 지난해 매출의 2배인 1천2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고급제품인 굿모닝비데를 내놓았다. 대림통상 로얄토토 등도 생산을 늘리고 있다. 또 모형기관차 업체인 삼홍사를 비롯 크린비데 미래전자 등 중소기업들도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일본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어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공기청정기=환경오염과 황사현상이 심해지면서 공기청정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해보다 50%신장된 3천억원 규모에 이른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웅진코웨이개발은 렌털마케팅으로 고급품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들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5% 이상 늘어났다"며 "월간 판매목표를 3만5천대로 잡았다"고 말했다. JM글로벌(대표 두진문)은 고가대의 산소발생청정기와 중저가대의 공기청정기 '수프로'를 내놓고 시장공략에 나섰다. 방문판매 위주에서 홈쇼핑 대리점판매 등으로 유통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다. 두진문 대표는 "지난해보다 20%의 신장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풍(대표 최진순)은 신제품 '무구'를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공기중의 미세 먼지나 분진,휘발성 유기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광전자촉매시스템을 채택,기존 제품과 차별화하며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만도공조도 최근 공기청정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견·중소기업의 이같은 틈새시장 개척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 상무는 "불황에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제품은 반드시 나타나게 마련"이라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제품 대신에 환경 건강 바이오분야의 신제품이나 틈새시장 개척제품,여러 기술을 융합한 퓨전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