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참는 것만이 능사 아니다 .. 뇌졸중 등 발병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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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는 모든 불행의 근원이며,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출판기념회 및 반전반핵운동 참석 등을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틱낫한 스님이 즐겨 쓰는 표현이다.
프랑스에서 명상수련센터 '플럼빌리지'를 운영하고 있는 틱닛한 스님은 저서 '화'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응징할 때마다 이라크만이 아니라 미국도 고통을 당했다. 타인을 응징하는 것은 지혜로운 전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협의를 통해 서로의 '화'를 보살피는 전략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충고한다.
틱낫한 스님 방한을 계기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 특유의 '화병'에 대해 알아본다.
화병은 '울화병'의 줄임말이다.
[ 도움말 = 채기원 도원아이한의원장, 배정환 기린한방병원 진료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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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병이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적 증상을 유발하는 상황을 뜻한다.
지난 95년 미 정신의학회는 화병(hwa-byung)이란 '한국 민속증후군의 하나인 분노증후군(anger syndrome)으로 분노를 억제하는 한국인에게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한의학에서는 성냄, 기쁨, 깊은 생각이나 잡념, 근심, 두려움, 슬픔, 놀람 등 7정(七情)이 손상되면서 인체의 생리작용에 영향을 미쳐 화병이 생긴다고 풀이하고 있다.
◆ 예방이 중요하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 교수팀은 최근 '화병이 생기면 심장이 멈춰 돌연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심장동맥에 이상이 없는 환자들도 급성 심근경색증과 비슷한 심장기능 저하, 가슴통증 등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화병의 경우 예방이 특히 중요하다.
마음을 너그럽게 갖고 매사에 긍정적인 생활태도를 갖는게 바람직하다.
요가, 가벼운 조깅, 등산 등을 하거나 스포츠마사지 아로마같은 대체요법, 명상 선 등의 정신요법을 활용하는게 좋다.
화를 너무 참지 말고 적당히 내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좋다.
미국 하버드대 패트리셔 엥 박사는 "분노를 웬만큼 드러낸 사람이 참는 사람보다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이 50% 이상 줄었고 뇌졸중 발생률도 낮았다"고 밝혔다.
자기 스스로 화를 절제할 수 없고 자신이 화를 내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성인의 경우 정신적 수양이 중요하며 어린이의 경우 부모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가장 좋은 치료제다.
◆ 한방 치료법 =한방에서는 긴장되고 불안정한 심리를 안정시키는 한약제와 함께 침, 부항 등을 통해 화병을 치료한다.
정체돼 있는 기운을 풀어주고 순환을 원활하게 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한약제를 처방한다.
올라간 화를 끌어내리고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하는 침요법도 실시한다.
부항요법은 화로 인해 생긴 가슴의 응어리를 풀고 인체의 기운을 원활하게 순환시켜줄 수 있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 차를 장기간 복용하는 것도 열을 내리고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