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남북전선 장악후 바그다드 협공"

미.영 연합군이 개전후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연합군 제3보병사단과 제1해병원정대는 이라크 나자프 바스라 등 중.남부 전선 곳곳에서 이라크군의 게릴라식 공격을 받아 전략차질을 겪고 있다. 따라서 연합군은 단기간 바그다드를 공략하려는 당초의 계획을 수정, 이라크 남.북부를 우선 장악한 후 바그다드를 진격하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 중이다. 이를 위해 미군은 27일(한국시간) 최강의 하이테크 전투부대인 제4보병사단을 이라크 남부전선을 통해 파병키로 결정한데 이어 28일 독일에 주둔 중인 제1장갑사단을 북부지역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북진 중인 제3보병사단 및 제1해병대와 함께 바그다드 협공작전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미.영 연합군은 모래폭풍 등 악천후와 이라크 비정규군의 게릴라 전술로 곤욕을 치르자 전략을 수정, 제4의 방안인 'D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이날 보도했다. 전쟁 사령탑인 미 중부군 사령부는 개전초 △이라크 남·북부에서 바그다드 동시 진격(A계획) △'충격과 공포' 작전을 통한 이라크 지휘부 섬멸(B계획) △유프라테스강 서안에서 측면공격(C계획) 등 세 가지 작전을 염두에 뒀다. 그러나 초기 작전은 모래폭풍과 민병대의 '치고 빠지기'식 공격, 터키의 지상군 통과 거부 등으로 실패했다. 이에 따라 연합군은 '이라크 남.북부 전선을 장악한 후 바그다드를 진격하는 'D계획'을 검토 중이다. 북부 전선에 공수사단을 급파, 교두보를 마련하고 쿠웨이트 주둔 병력을 이라크 영내로 진입시켜 남부전선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연합군은 이날 바그다드 외곽에 배치된 이라크 최정예 공화국수비대에 대해 6백여기의 미사일과 폭탄을 퍼붓는 등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그러나 이라크측도 최후까지 바그다드를 사수하겠다는 전의를 불태웠다. 술탄 하셈 아흐마드 이라크 국방장관은 "바그다드 시민이 살아있는 한 연합군이 수도를 점령하지 못할 것"이라며 "적이 바그다드를 포위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전 후 연합군이 기대한 대규모 민중봉기는 일어나지 않는 반면 조국을 위해 싸우겠다고 귀국하는 이라크 시민들이 늘고 있어 이라크군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고 'VOA뉴스'가 전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8일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하는 일은 힘들고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BBC 방송과의 회견에서 후세인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미.영 연합군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이날 현재까지 남부 바스라를 장악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군 대변인 크리스 버넌 대령은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 뉴스'와의 회견에서 "바스라는 아직 우리 수중에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현재 바스라로 인도적 원조를 할 통로조차 없다"고 털어놨다. 버넌 대령은 "이라크 정규군을 무찌르는데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비정규군의 저항이 예상보다 거세다"며 "실질적으로 바스라 중심을 차지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외곽 주변에서만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인한.정대인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