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리 CBO 5兆 발행 .. 카드發 금융위기‥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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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발(發) 금융위기'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3.17 카드대책'에도 불구, 자금시장에서 카드채 거래는 실종된 상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유동성 위기는 심화되고 있으며 "이대로 가다간 상반기중 흑자도산하는 카드사가 나올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 5조원 발행'을 골자로 하는 '2차 카드대책'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이 증권에 대한 보증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향후 자금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 3.17 대책, 역부족
정부는 지난 17일 카드발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증자와 수수료 인상을 골자로 하는 긴급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카드채는 여전히 외면받고 있으며 카드사들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 상반기까지 카드사들이 투신사에 상환해야 하는 카드채 규모를 약 10조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의 자금력을 감안한다면 채권 만기 연장 없이 두 달 이상 버티기는 힘들 것"이란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카드사들은 우선 '급한불'을 끄기 위해 잇달아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금감원에 "올 상반기까지 2조4천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하겠다"는 자구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한 달에 적자가 1천억원 이상 발생하는 부실 계열사(카드사)에 대한 증자를 꺼리는 대주주들이 많아 증자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정부 새 대책 내놓는다
정부는 기존 대책으론 카드업계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힘들다고 판단, 2일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채권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은행을 상대로 카드채권과 기업어음(CP)의 만기 연장을 주문할 계획이다.
또 프라이머리 CBO 5조원어치를 발행, 카드사에 필요한 자금을 '긴급 수혈'할 방침이다.
하지만 프라이머리 CBO가 금융시장에서 유통되기 위해선 명확한 보증 주체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로선 이에 대한 묘안이 없는 상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서는 것은 시장원리에 맞지 않다"며 "카드사 대주주인 은행이나 대기업이 보증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드업계는 "계열사 지급보증에 대한 규제가 있는 한 모기업이 보증을 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 카드업, 위기 또 있다
만약 프라이머리 CBO 발행을 통해 5조원의 자금이 조달될 경우 카드업계는 단기 유동성 위기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드업계의 '진짜 위기'는 오는 8월에 한 차례 더 발생할 전망이다.
카드사에 대한 무더기 적기시정조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적기시정조치란 금감원이 '부실 금융사'를 상대로 내리는 일종의 '경영관리제도'.
적기시정조치를 피하기 위해선 적자를 내지 않거나 연체율이 10% 미만이어야 한다.
하지만 오는 6월 말까지 이를 만족시키는 카드사는 2∼3개사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 카드 위기, 본질적 대책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위기의 근본은 카드사들이 흑자를 내지 못하는데 있다"며 "흑자를 낼 수 있는 영업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수익 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해선 채권추심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모든 카드사가 다중채무자들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이들을 상대로 갑작스러운 채권 회수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이밖에 카드사 노조측은 "정부가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완화해 적자 규모를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측은 "카드업이 위기를 겪고 있는 이유는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 때문일 뿐 카드업의 수익 구조는 양호하다"며 "이르면 오는 하반기께부터 월별 흑자 전환하는 카드사가 생겨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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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프라이머리CBO(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회사채를 증권사가 인수해 유동화전문회사에 팔고 유동화전문회사가 이를 기초로 발행하는 채권담보부증권(CBO)이다.
이미 발행돼 유통되고 있는 회사채를 기초로 발행하는 유통시장CBO와 구별된다.
신용등급이 낮아 개별기업이 자체적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울 경우 공동으로 위험을 부담해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