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책 약발 글쎄...주주기업 부담 확대.펀더멘털 개선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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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4·3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증시반응은 밋밋했다.
정부대책은 투신권에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자금흐름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게 골자다.
미매각 수익증권에 시달리는 증권사와 투신사에는 다소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는 여전히 큰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밋밋한 시장반응
정부대책에도 불구하고 이날 대부분의 카드사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외환카드가 5.74% 올랐지만 이는 M&A(인수합병) 재료 영향이 컸다.
국민카드는 1.89% 떨어졌고 LG카드는 6.23%나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LG카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조정했다.
연체율 증가세 등 자산건전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증권 임일성 연구원은 "연체율 등 펀더멘털의 개선이 확인되지 않는 한 카드사의 주가반등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주주기업 부담 확대
UBS워버그 필립 앵커 상무는 "신용카드사와 은행,신용카드사 대주주 기업들을 탐방하고 있다"며 "주주기업들이 신용카드사 증자에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해외 펀드매니저들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신용카드사들의 증자규모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는 사실이다.
삼성전자만 해도 1천1백32억원을 당장 내놓아야 한다.
삼성전기와 삼성물산도 부담을 나눠야 한다.
하반기에 추가 출자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미 5백40억원을 현대카드 유상증자에 투입한 현대차는 그 이상의 금액을 상반기 중 추가 부담해야 할 처지다.
증자규모가 1조5백억원으로 가장 큰 국민카드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은행 몫이다.
전일 미국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삼성전자는 보합,국민은행이 0.51% 상승에 그친 것은 이런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불확실성 여전
한 시장 관계자는 "신용카드사의 증자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 추가 출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이들 기업으로서는 지원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신용카드사들의 펀더멘털이 현저히 개선되지 않는다면 추가 증자 여부를 놓고 정부와 투신,그리고 카드사 주주기업들간의 밀고 당기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증시에서의 신용카드사 리스크는 잠재돼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오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