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바이오] 알앤엘생명과학 '소당미' .. 혈당 조절 가능 '당뇨쌀'

국내 쌀이 고부가가치 쌀로 변신해 선진국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천연물의약 바이오벤처기업인 알앤엘생명과학(대표 라정찬·www.irnl.co.kr)이 개발한 당뇨쌀 '소당미'가 그것.기능성 쌀로 개발된 소당미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미국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능성 쌀이 FDA의 안전성 평가를 통과해 품질인증(NF)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DA의 안전성 평가는 절차나 기준이 아주 까다로워 국내 식품 가운데에서 인증을 받은 제품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라정찬 사장은 "FDA 인증획득은 세계시장 진출의 보증수표"라며 "우리 쌀이 미국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으며 판매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소당미는 당뇨환자의 혈당 조절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적돼 왔던 식이요법을 해결할 수 있는 신개념의 당뇨식으로 서울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일반적으로 당뇨환자들은 혈당 조절을 위해 식사량을 줄이므로 항상 배가 고프고 활력이 없어 식이요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소당미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으로 식사를 정상적으로 하면서도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소당미에는 당뇨에 효능이 있는 구기자와 상심자(오디),상엽(뽕잎),인삼,버섯 등의 추출물을 캡슐화해 경기 청결미에 덧씌운 것으로 밥을 하는 과정에서도 약효 성분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개발됐다. 당뇨병 모델쥐를 이용한 혈당강하 실험을 통해 혈당을 71%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국내 대학병원의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8주간 실시된 효능시험에서도 식후혈당이 19.6%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당미는 지난해부터 국내에 시판돼 인기를 끌고 있다. 알앤엘생명과학은 소당미 시판으로 연간 50만t 정도의 국내 쌀 소비촉진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라 사장은 "의료계에서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당뇨대란으로 불릴 만큼 당뇨환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당미는 당뇨환자의 효율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당뇨병과 관련된 사회적인 손실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당미는 또 4월 중순부터 미국의 홈쇼핑업체인 KNH를 통해 뉴저지주,버지니아주 등 동부 6개주에 공급될 예정이다. 6월부터는 LA지역에도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라 사장은 "소당미 완제품 외에 소당엑기스 파우더의 형태로 미국내 식품회사 등과 접촉 중"이라며 "미국은 당뇨나 비만환자가 많아 빵이나 파스타 등의 소재로 쓰일 경우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알앤엘생명과학은 소당미로만 올해 수출 1백만달러 외에 내수시장에서도 4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현 LG생명과학) 동물의약사업팀장을 지낸 라 사장이 지난 2000년 설립한 천연물 의약품 바이오벤처기업이다. 소당미 외에 천연물 1호 제품인 '젖소유질증가제'와 2호 제품인 구제역 소독제 '스누캅' 등을 출시해 국내 동물안전분야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백신이나 진단시약,생물학적 테러에 대응한 제품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라 사장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0년까지는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 원료를 개발해 선진국 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라며 "이미 유방암 억제와 비스테로이드계 항염제 분야의 후보물질을 개발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031)291-1843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